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국내 유망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올해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주관기관을 맡아 물밑에서 이들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오라클, IBM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 손잡고 세계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이원희 스페이스뱅크 대표 / 출처=IT동아
인공지능(이하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이하 IoT)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의 업무 환경을 현대화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방대해지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화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 처리 및 반복 업무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형 클라우드 솔루션의 특성을 살려 대부분의 기업이 간편하게 도입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취재진은 이원희 스페이스뱅크 이원희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솔루션의 이모저모, 그리고 DX 관련 시장을 보는 시각에 대해 살펴봤다.
- 스페이스뱅크는 단순한 스타트업으로 분류하기에는 업력이 상당한 것 같다. 창업에 이르기까지의 여정, 그리고 창업의 배경이 궁금하다.
: 창업 이전 LG CNS에서 15년을 근무했는데, 일반 개발 업무 외에 분석 설계 및 신사업발굴, PM 등의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한 회사의 일원으로서 정해진 업무만 해야 하는 것이 아쉬웠고, 나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통해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2018년 스페이스뱅크를 설립했다. 스페이스뱅크라는 회사명은 당초 공간 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고, 이후 단계적으로 산업별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오면서 DataOps 기반의 DX서비스로 광의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 최근 비즈니스 환경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힘쓰는 기업이 많다. 스페이스뱅크는 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소개를 부탁한다
스페이스뱅크의 대표적인 DX 솔루션 / 출처=스페이스뱅크
대표적인 솔루션이 ‘데이터허브 라이트(DataHub Wright)’다. 웹이나 사내망, ERP(전사적자원관리) 등에 담긴 데이터를 RPA를 통해 수집 및 통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가 데이터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며, 이를 통해 예전에는 그냥 모아두기만 했던 데이터를 검색엔진을 통해 주제별로, 혹은 목적별로 분류∙가공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예전에는 목적없이 데이터를 모아서 정리되지 않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류 및 가공하기 위해 정말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지만 데이터허브 라이트는 이런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준다. 이를 통해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지식 기반 아키텍처를 구현할 수 있으니 대기업과의 데이터 역량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 스페이스뱅크 데이터허브 라이트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 외에 다른 솔루션으로도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 DX는 전세계적인 이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 혹은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 당연히 글로벌 진출 계획도 있다. AI와 IoT를 결합한 보안∙관제용 솔루션인 ‘AIoT 라이트(AIoT Wright)’가 그 선봉에 설 것이다. 레이더센서를 통해 낙상, 심박, 호흡을 감지하여 침입/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온도, 습도, 진동을 비롯한 다양한 센서를 결합하여 이기종의 센서 데이터 로도 연계 확장이 가능한 관제 솔루션이다. 스마트팜이나 스마트오피스, 스마트병원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 적용이 가능하다.
지구의 멸망을 대비해 각종 종자를 보관하는 ‘시드볼트’ 기관인 설치된 백두대간 수목원에 이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도 인천 제2시립치매요양원에서 환자의 낙상 대비 및 심박∙호흡 모니터링을 위해 도입하기도 했다. 현재는 SK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안전관리 솔루션으로도 AIoT Wright(라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GIITS 2023에 마련된 스페이스뱅크 부스 / 출처=스페이스뱅크
이러한 국내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의 초청으로 GIITS (Global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of Summit) 2023 전시회에 참가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에 적용할 AIoT 솔루션을 선보였다. 2일간의 박람회 기간동안 6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정도로 현지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기술 및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
: 대개 이런 지원 사업은 지원금 정도만 제공하고 사업화를 비롯한 구체적인 결과를 촉진하는 과정은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유력 IT 기업인 오라클이 제공하는 ‘미라클’ 지원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라클과 함께 기술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하고,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이하 OCI)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기술 지원도 받았다. 오라클측에서 OCI의 이용 사례로 우리 솔루션을 외부에 소개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성장지원 프로그램, 투자유치 프로그램 등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전문가와의 만남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위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이 좋았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적극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 스페이스뱅크가 AI 기술 기반의 자동화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기업의 DX를 촉진하는 토털솔루션을 지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향후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다. 이보다는 AI가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사람과 산업을 돕고, 함께 발전할 것이라 본다. 우리는 각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을 살리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AI 기술을 추구한다. 손쉽게 다룰 수 있는 로코드를 적극 활용해 예전에는 몇 주나 몇 개월이 걸리던 개발 작업을 불과 반나절 정도에 끝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얻은 여유 시간 동안 사람은 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사람의 창의성이 더 존중받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