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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시민단체 “전두환 묻힐 자리 없다…파주의 봄 지키자”

입력 | 2023-11-30 15:30:00

2021년 11월 29일 오후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 삼우제에 참석한 부인 이순자씨가 합장한 채 영정을 뒤따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주지회 등 경기 파주지역 11개 시민단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경기 파주시에 안장된다는 소식에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진보당파주지역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파주노동희망센터, DMZ 생태평화학교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파주시청 앞에서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유족들은 전 씨의 유해를 파주 장산리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파주 문산읍 장산리는 임진강과 북녘땅 개성이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장소이자, 각종 평화통일 행사를 열어왔던 ‘남북화해의 상징적인 장소’로 파주시민들에게 남다른 곳”이라며 “그런 장산리에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탄압’ ‘남북대결’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경일 파주시장에게도 “전두환의 파주 매장에 결코 동의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행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21년 11월 23일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유족들은 그동안 장지를 구하지 못해 연희동 자택에 유골을 안치했다. 그러나 북녘땅이 보이는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전 씨의 유골 안장 얘기가 나오면서 지역 내 반발이 이어진 것이다.

장산리 주민들도 ‘학살범 전두환 여기 오지 마라’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고 사실상의 유언을 남긴 바 있다.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을 한 뒤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안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아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