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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50년”…여성 성폭행하려다 남친까지 살해시도 20대 철퇴

입력 | 2023-12-01 11:20: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뉴시스


일면식 없는 여성을 뒤따라가 원룸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제지하던 여성의 남자친구까지 살해하려 한 20대가 검찰 구형량보다 20년 많은 징역 50년을 선고받았다.

1일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28)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령했다.

배달 기사인 A 씨는 지난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경 대구 북구의 한 원룸으로 귀가 중이던 B 씨(23)를 뒤따라 들어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손목을 찌르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 씨가 저항하자 주먹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B 씨는 손목동맥이 파열돼 신경의 상당 부분이 손상됐다.

당시 A 씨는 때마침 원룸으로 들어온 B 씨 남자친구 C 씨(23)에게 제지됐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C 씨의 얼굴, 목, 어깨 등을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도 받는다. C 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른 뒤 20여 시간 수술받아 의식을 회복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11세 수준에 머물러 평생을 살아가게 됐다.

A 씨는 범행 후 달아났으나 오토바이 번호판 등을 통해 신원 확인에 나선 경찰에 3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그는 원룸에 사는 여성을 노려 여성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배달 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했으며 인터넷에 ‘강간’ ‘강간치사’ ‘살인’ 등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범죄(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형이 정해져 있는 점’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일부 감경’ 등을 이유로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대담하고 위험하며 중하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참혹하고 끔찍한 피해를 봤고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살게 됐다”며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해자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