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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 3형제 중 유해 못 찾았던 맏형…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 2023-12-01 12:40:00



고(故) 전병섭 하사 유해.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제공)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한 3형제 가운데 전사(戰死) 뒤에도 그 유해를 찾지 못했던 맏형이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지난 2021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 발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우리 국군의 6·25전사자는 총 223명으로 늘었다.

국유단에 따르면 1925년 3월 경기도 고양 출생의 전 하사는 4남4녀 가운데 맏형이다. 그는 1950년 북한군의 남침으로 6·25전쟁 발발하자 국군에 입대, 제8사단 소속으로서 1951년 2월 횡성전투와 같은 해 4월 호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여했다.

그러나 그는 그해 8월8일~9월18일 진행된 노전평 전투에 참전했다 26세에 전사했다. 노전평 전투는 6·25전쟁 당시 중·동부 전선이었던 강원도 인제군 서화계곡 노전평 부근에서 전개된 전투로서 국군 8사단이 북한군 2·13·15사단과 격전을 벌인 고지 쟁탈전이다.

당시 고인의 형제 중엔 차남 전병철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와 삼남 전병화 이등상사(현 계급 중사)도 참전했다. 이들 중 차남 병철씨는 1951년 육군병참단에 입대해 1955년 만기 전역했지만, 1951년 수도사단에 입대한 삼남 병화씨는 같은 해 11월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전사했다.

당시 전투 공적으로 화랑무공훈장에 서훈된 병화씨의 유해는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으나, 맏형인 전 하사의 유해는 그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던 상황.

고(故) 전병섭 하사의 유품.(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제공)

이런 가운데 국유단과 육군 제12보병사단 장병들은 2021년 6월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지역 주민과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유해 발굴을 진행하던 중 전 하사의 오른쪽 종아리뼈 등 유해 일부를 발굴할 수 있었다.

국유단은 고인의 유해와 2011년 동생 병철씨에게서 채취한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형제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생 병철씨는 이 같은 소식을 듣지 못한 채 2014년 8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병철씨는 현재 이천호국원에 안장돼 있다.

전 하사의 조카 춘자씨(67·병철씨 장녀)는 전 하사 유해 신원 확인 소식에 “할아버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3형제에 대해 아주 명예롭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 또 아버지는 큰아버지를 간절히 기다리셨다”며 “그 바람이 하늘에 닿았나 보다”고 말했다.

전 하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동대문구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