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인, 공천권 쥐겠다는 권력욕” 혁신위 “단칼에 거절, 권력 향한 속내”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 참여해 자리에 앉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요구한 것을 둘러싸고 당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당 지도부 측은 “인 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겠다는 권력 욕심을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한 혁신위 관계자는 “김기현 대표가 단칼에 거절한 것이 권력을 향한 속내”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공관위원장을 달라는 것은 희생 혁신안 취지와도 어긋난다”며 “결국 혁신위를 해체해서 당 지도부를 흔들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당내에서도 인 위원장의 요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1일 YTN 라디오에서 “엄중한 시국에 공천과 관련 직책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인 위원장의 실수”라며 “혁신안 본질에 대해 더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석준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본인의 순수한 의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즉흥적으로 말한 것은 당내에 큰 우려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가 전날 의결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분(친윤 핵심)의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희생’ 혁신안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된다. 인 위원장이 김 대표 측에 요구한 공관위원장직에 대한 응답도 4일까지 밝히라고 요구한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혁신위 제안을 지도부가 거부할 경우 혁신위가 조기 해체할 것”이라며 “결국 그 책임의 부메랑은 김 대표를 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