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특별검사)법’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의 8일 본회의 강행 처리를 예고해 여야가 이번주 ‘쌍특검 대치’에 들어가면서 2일로 법정 처리시한을 넘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도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정기국회 내 특검 강행 처리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시도에 이어 특검까지 벼르나”라며 “전형적인 전략적 ‘총선용’ 정쟁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 민주 핵심 “쌍특검 필두로 총선까지 尹 일가 심판”
민주당 원내지도부 의원은 3일 통화에서 “쌍특검을 8일 본회의에 상정해달라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선 전 정기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도 “9일로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총선 모드”라며 “쌍특검을 필두로 내년 총선까지 ‘윤석열 일가 심판’ 구도를 밀고 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통과가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제 ‘특검’을 들고 나왔다”고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은) ‘막가파 민주당’의 헌정사 유례없는 의회 폭거”라며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탄핵에 이어 특검까지 본회의 시간을 못 박고 강행처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치욕의 본회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의장의 양심에 따른 중립적인 국회 운영을 촉구한다”고 했다.
상정 열쇠를 쥔 김 의장은 아직 쌍특검 상정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양당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 예산안 뒷전 밀리며 ‘준예산 사태’ 우려
여야의 극한 대치 속 내년도 예산안 논의도 뒷전으로 밀렸다.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에게 “8일 본회의 전까지 예산안과 선거법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미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긴 예산안을 두고 여야는 아직 증액 협상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여야 관계가 급랭한 탓에 주말 동안 일단 냉각기를 갖기로 했다”며 “8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4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다”고 했다. 물리적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하기 어려운 만큼 지난해처럼 추가 정기국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올해 정부 예산안은 여야 갈등으로 지난해 12월 24일에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양당은 ‘네 탓’ 공방만 되풀이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탄핵도 특검토 국정조사도 아닌 바로 ‘예산 처리’”라며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이번 일주일만은 당대표 1인이 아닌 민생과 예산안 협의에 당력을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 앞장서야 할 여당이 막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며 “국민과 민생을 입에 담으려면 즉시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