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사라예보의 전설을 쓴 이에리사 대표는 요즘도 꾸준한 걷기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사라예보 이후 그는 여성 스포츠인으로 ‘최초’의 기록을 계속 썼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한국 탁구 역사상 첫 여성 감독으로 양영자-현정화 조의 여자 복식 금메달을 이끌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김경아의 여자 단식 동메달을 도왔다. 2002년 용인대 사회체육과 교수를 거쳐 2005년에는 여성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이 됐다. 2012년에는 경기인 출신으로 처음 국회의원(비례)이 됐다. 그는 “태릉선수촌장을 할 때 장미란(역도), 박태환(수영), 김연아(피겨)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했다. 난 정말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사라예보 당시 앳된 소녀였던 그는 어느덧 일흔을 앞둔 나이가 됐다. 하지만 꾸준한 건강 관리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걸어서 30∼40분 정도인 어지간한 거리는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닌다. 시내를 나갈 때도 자동차보다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가면 주차 등으로 인해 오히려 시간에 쫓기게 된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건강에 도움 되는 건 물론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고 했다. 그는 산책도 종종 하면서 하루 1만 보 이상을 꾸준히 걷는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몸을 많이 움직이는 습관도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맨몸 운동으로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한다. 그는 “잘 때가 아니면 누워 있지 않으려 한다. 식사 후 그릇도 한 번에 옮기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옮기면서 몸을 바쁘게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체육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본받고 싶은 선배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