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상위 16명 출전 ‘왕중왕전’ 체급 랭킹 3위인 도쿄올림픽 銅 꺾고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서 우승
서건우(왼쪽)가 3일 세계태권도연맹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오혜리 코치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제공
서건우(20·한국체대)가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kg급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이 체급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은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로 체급별로 올림픽 랭킹 상위 1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무대다.
서건우는 3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23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kg급 결승전에서 세이프 에이사(25·이집트)를 라운드 점수 2-1(4-12, 15-2, 22-13)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에이사는 체급 랭킹 3위의 강자다. 서건우는 앞서 8강에선 ‘디펜딩 챔피언’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를, 4강에선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알샤라바티(요르단)를 각각 2-1로 꺾었다. 서건우는 작년 대회 결승에서 알레시오에게 1-2로 져 금메달을 놓쳤는데 이번에 설욕했다. 현재 이 체급 랭킹 1위가 알레시오다. 서건우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은 기대도 안 했던 결과”라면서도 “다른 선수들이 나와 훈련할 때 무서워할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서건우는 내년 파리 올림픽 남자 80kg급 출전권도 따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이 체급에 나가는 것도 처음이다. 올림픽 랭킹 9위였던 서건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00점을 추가해 4위로 올라섰다. 체급별 랭킹 상위 5명의 소속 국가에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한 장씩 준다. 이번 대회는 이 출전권을 얻기 위해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서건우는 “내가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지만 기분은 정말 좋다”며 “올림픽에 나가게 됐으니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