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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파이팅’ ‘따랑해’ 남한 말투 휴대폰 메시지 단속…발각땐 안전부로

입력 | 2023-12-04 10:35:00

지난 10월 2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평양 중구역 주민들의 출근길 모습. 휴대전화를 보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이 청년층 사이에서 손전화(휴대전화)로 남한 말투를 흉내내는 것을 심각하게 여겨 ‘통보문’(문자 메시지) 검열에 나서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일 북한 소식통과 미국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신의주 역전 광장을 지나던 20대 여성이 안전원으로부터 손전화 통보문 검열을 당해 “‘파이팅’이라는 통보문을 보낸 것이 단속돼 안전부로 끌려 갔다”는 것이다.

이어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이후 안전부 등 사법 당국이 불시에 젊은이들 손전화를 회수해 남조선 영화나 드라마 파일이 있는지 단속한 적은 있지만, 통보문 내용 전부를 검열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 청년들 사이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파이팅’”이라며 “손전화 검열은 주고받은 통보문을 확인해 괴뢰 말투인 ‘파이팅’을 사용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2021년 8월 ‘청년교양보장법을 만들어 청년들에 대한 한류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면서 ‘오빠야’, ‘남친’ 등 남한식 말투로 대화하는 경향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통보문을 통해 ’오빠야‘, ’ㅋㅋㅋ‘, ’따랑해‘ 등 남조선 영화에서 나오는 말을 몰래 사용하고 있다”며 “사법 당국이 아무리 손전화를 검열해도 남조선 말과 말투를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