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2.24/뉴스1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152문 등을 추가 수출하는 약 3조4474억원(26억달러)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 K9 212문, 11월 천무 218대를 1차로 계약했다. 이번 계약은 K9의 남은 계약 물량(460문) 중 일부인 152문을 금융계약 체결 등을 조건으로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폴란드 군비청에 따르면 이번에 계약한 K9 152문은 K9A1 6문과 K9PL 146문으로 구성된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K9A1은 1단계 성능개량을 거친 모델이고, K9PL은 폴란드군 요구사항에 맞춰 개량한 모델이다. 폴란드 사격 통제 및 전장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K9A1 6문은 2025년, K9PL 146문은 2026~2027년 공급될 예정이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도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K9A1 6문과 K9PL 자주포 146문, 훈련·병참 패키지, 155㎜ 탄약을 인수하는 또 다른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 계약은 기술 이전 조항을 포함하고 있고 폴란드 현지에서 탄약과 부품 등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정부와 1차 계약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2차 계약 결실을 맺었다. 이로써 1, 2차 계약을 포함해 수출이 확정된 K9 자주포 물량은 364문으로, 기본계약 물량 가운데 남은 물량(308문)의 추가 수출이 예상된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국방부 예하 총참모부는 1000문 이상의 자주포를 보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지난해 기본계약 물량(672문)을 넘어서는 추가 계약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간 2차 이행계약 협상은 폴란드 정부에 대한 우리 측의 금융지원 등 문제로 지연돼 왔다.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간 지속되는 방산계약 특성상 일반적으로 무기 판매국은 구매국에 저리 대출, 장기 분할상환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는데 한국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15조원)을 기준으로 한 수출금융 한도가 소진된 탓이다.
잔여 물량의 원활한 계약을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된 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개정안은 수은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이 경우 K9 자주포뿐 아니라 현대로템(064350)의 K2 전차 2차 실행계약도 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로템 K2 전차의 기본계약 물량은 1000대로, 1차 실행계약에서 180대를 공급하기로 했고, 잔여 물량이 820대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존 계약 실행을 통해 맺은 폴란드와 깊은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폴란드 수출의 남은 계약 물량을 모두 마무리해 K-방산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