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과학연구소 관계자가 용인시 기흥레스피아에서 하수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용인시 제공)
대도시의 하수를 검사하면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급성 설사 등의 발생 여부와 유행 추이를 파악하고 향후 유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 용인특례시는 전문 검사기관인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과 공동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11월까지 1년간 하수를 기반으로 감염성 병원체를 분석(용인시민 건강 모니터링 연구)한 결과 생활하수에서 코로나19와 호흡기바이러스, 설사바이러스 등의 시기별 농도 증감 추이가 뚜렷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이 추이는 질병관리청이 매주 보고하는 병원체 및 매개체 감시정보와 80~90% 정도의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는 밝혔다.
이상일 시장은 “이번 연구는 주기적으로 하수를 검사하면 지역사회의 감염병 출현이나 유행 여부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시가 조기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SCL 기술혁신센터는 “병원체의 주간 검출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채취한 하수의 바이러스 농도도 증가했으며, 병원체 검출이 감소한 시기에는 바이러스 농도 또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에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니라 하수처리 과정에서 사멸한 바이러스나 세균의 DNA를 추출해 이용했다”며 “하수처리 과정에서 자동으로 멸균이 되기 때문에 하수처리장에서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수 검사로 감염병 발생이나 유행 여부까지 가려낼 수 있게 됐지만 하수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SCL의 판단이다.
생활하수 내 바이러스 농도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감염병 발생 상황과 추이를 파악하고, 유행 예측까지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용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