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현 씨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청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4/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전 경기도청 7급 공무원 조명현 씨(45)가 4일 국회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이 모든 것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며 “북 콘서트 시작 전 경기도청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는 속보를 봤다. 제 개인 힘이 아니고 국민 모두의 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책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법카’를 출간한 조 씨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행사는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와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두 사람과 함께 윤재옥 원내대표, 이인선 원내부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
조 씨는 북콘서트에서 “이 대표가 있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대표 법인카드 부패 행위를 고발한 제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다”며 “법인카드를 사용한 모든 부분을 공무원들이 자의적으로 할 수 없다. 본인이 승인하고 피드백을 줬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의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본인이 법적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조 씨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행동을 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용기 있는 결단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씨처럼 용기 있는 분들이 비난이 아닌 찬사를 받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조 씨와 같은 공익 제보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을 말하고 부당함을 밝히는 게 두렵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 수석부대표도 “조 씨는 ‘공익 제보자 A 씨’라는 호칭으로 이름도 없이 2년 여간 살아왔다. 국정감사 이후 용기 있게 얼굴을 드러낸 것은 정말 투철한 정의감과 사명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 씨는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려 했으나 민주당의 반발로 출석이 무산됐다. 이후 국회에서 민주당의 국감 참석 방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장 청년 최고위원은 “오늘 경기도청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저는 사필귀정이라는 말의 힘을 믿는다”며 “법인카드로 소고기, 초밥을 사 먹고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사람들이 사필귀정이라는 사자성어대로 콩밥 먹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조 씨는 지난해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와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 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신고했다. 이와 함께 조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묵인했다’며 이 대표도 조사해달라고 신고했다. 이같은 그의 신고로 검찰과 경찰 등은 김 씨의 업무상 배임 혐의, 이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묵인 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