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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신당 창당설에 “기다림에도 바닥…때가 되면 말하겠다”

입력 | 2023-12-04 14:00:00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열린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했으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기다림에도 바닥이 났다. 너무 길게 끌면 안 되니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때가 되면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TV ‘뉴스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제3지대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 위기 중 핵심적 정치 위기는 신뢰받지 못한 양 정당이 극단으로 투쟁하고 있어, 생산적이지 못한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걸 저지하기 위해 하나의 대안으로 제3세력의 결집이라는 모색이 있고 그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라는 사람이 이 시기에 국가를 위해서 뭘 해야 도움이 될지에 대한 것은 제 인생을 걸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제3세력 중 기대감과 눈높이를 맞춘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이야기하면 큰 뉴스가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과 관련해서도 “믿을 만한 사람을 모시고 당에 대한 걱정을 나눴고 상당 부분이 문제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3세력이라는 것은 양당 모두 싫다는 사람에게 제시하는 것”이라며 “양당이 모두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노력을 해야지, 선택의 여지를 짓밟아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제가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새로운 비전을 가진 분, 양자택일에 너무 속박돼 있지 않은 분들이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차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어떤 것이 승리의 길인가 잘 판단하고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마치 당을 압박하는 것처럼 됐는데, 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면서도 “총선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있으니까 이 상태로 좋은지 아닌지는 당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고, 결과에 대해서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이 대표 체재를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선 “위기의식을 가지고 달라지기를 기다렸는데 제 기다림도 이제 바닥나고 있다”며 “효과가 없겠지만 도리로서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은 수십 년 동안 내부의 다양성과 당내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있어 큰 병에 걸리지 않고 회복했는데, 지금은 그 면역체계가 다 무너졌다”며 “누구든지 할 말을 하고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정권이 야당의 약점을 안다면 그 야당을 무서워하겠나”라며 “정권이 무서워하는 야당이 되려면 야당 스스로가 떳떳해야 한다. 검찰에 대해서도 야당이 요구하는 것을 야당 스스로에 대입하면 금방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것이 민주당 지지도를 억누르고 있는지, 윤석열 정부가 이렇게 실점해도 왜 반사이익을 못 받는지를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못 하는 건 깨면 된다. 달걀을 안에서 깨면 병아리가 되지만 밖에서 깨면 프라이가 된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이 대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의 정체성 위반”이라고 질타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는 윤석열, 이재명 두 분 중 한 분만 골라라 하는 시험 문제가 작년 대선부터 계속되고 있다”며 “여론조사 30%가량이 ‘정답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선거 결과는 양당이 나눠 먹기로 간다면 민심과 선거 결과는 멀어지고 정치는 불안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은) 공학적으로 비례대표에서 몇 석이 손해 볼 것만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잃는 것까지 합쳐서 계산해 보면 어느 것이 이익이고, 어느 것이 손해인지 금방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너무 공학으로만 보지 않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