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상목 경제수석. 2023.8.31 뉴스1
“일 잘하는 건 기재부 직원들 다 그렇지만 상황 판단이 빠르고 보통 공무원이랑은 좀 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통 관료 출신 최상목 경제수석이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4일 내정되자 기재부 내에선 기대감이 도는 분위기다.
최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을 역임한 내부 출신 관료이자 현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까지 지낸 만큼 정책 이해도가 높고 주요 현안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1963년생인 최 후보자는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금융정책과장,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등을 두루 거친 경제 전문가로 분류된다.
금융정책과장으로 근무하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조속한 대응 체계를 마련한 것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외환정책과 사무관 시절에는 허가제 위주 외국환관리법을 신고제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데 일조했다.
또 2010년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시절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작업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관가에선 이런 화려한 이력을 갖춘 최 후보자가 신임 경제부총리 자리에 오를 것이란 소문이 일찌감치 떠돌기도 했다.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상목 경제수석. 2023.10.9 뉴스1
기재부 내부에서도 최 후보자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정부 부처 중에서도 ‘로열티’가 강하기로 유명한 기재부는 학자 출신보단 내부 출신 수장을 선호하는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간사 및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만큼 대통령실과의 긴밀한 호흡을 통해 주요 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과장급 한 관계자는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데 상황 판단이 굉장히 빠르다”라며 “국장 재직 시절에는 혁신팀을 꾸려 필요 없는 일을 줄이려는 노력도 하셨다. 이런 면에서 MZ 세대 직원들과도 잘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재선 의원 출신인 추경호 부총리와 달리 정치 경험이 없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부총리가 거시경제 전반과 정부 주요 정책을 두루 총괄하는 자리인데, 기재부가 정치권에 휘둘려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단 점에서다.
다른 과장급 관계자는 “본인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받고 싶으면 이분한테 물어보라고 할 정도로 (최 후보자가) 되게 솔직하고 정확히 말하는 편”이라며 “호불호도 다소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