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최근 중국에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호흡기 질환인 마이코플라스마(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아동병원들이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4일 긴급 성명을 내고 “인도, 대만 등 인접국은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비상인데 우리나라 보건 당국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미유행 타령을 멈추고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질병관리청은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균이)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여서 국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응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준을 높이는 걸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협회는 “진료 현장은 이런 우려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정부는 오픈런 및 마감런으로 인한 환자 및 보호자의 고통과 코로나19 때의 교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보건당국의 마이코플라스마 대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보건소 등에서 개인위생을 당부하는 기사뿐”이라며 “도대체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정부는 아직 유행 수준이 아니고, 신종 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지금도 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인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유행하게 되면 환자와 보호자들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질병청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2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급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나 독감 등 소아 감염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하는 곳은 아동병원이다. 소아감염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 아동병원이 포함돼야 보다 정확한 환자 표본 감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균에 감염된 사람의 침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튀거나 이동할 때 잘 감염된다. 이 균은 몸속에 평균 2~3주간 잠복했다가 증상으로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감기처럼 두통, 발열, 콧물, 인후통 등이다.
대개 1주일 정도 증상이 나타나는 감기와 달리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3~4주간 지속된다. 보통 3~4주가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일부는 중증으로 진행해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소아를 포함한 학동기 아동(1~12세)이 마이코플라스마로 입원한 환자의 79.6%를 차지했다. 이 질환을 막는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현재 중국에선 하루 한 병원에만 마이코플라스마 환자 3000여 명이 찾아오는 등 중국 내 주요 도시의 소아과 병상이 포화상태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