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왕조의 유물과 유적지 등 고려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인천 강화도에 ‘국립고려박물관’ 설립이 추진된다.
4일 인천 강화군에 따르면 남한 내 고려 왕조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강화에 국립고려박물관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토대로 박물관 설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총사업비 약 700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 ㎡ 규모의 국립고려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시 공간 중 절반은 고려 유물 전시관으로, 절반은 나머지 유물과 유적지를 활용한 디지털 체험 공간으로 구성한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적용해 고려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군은 2010년 이후 강화에서 유물 발굴·발견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고, 추가 발굴 조사를 거칠 경우 더 많은 고려 유적과 유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화도는 1232년부터 1270년까지 몽골의 침략을 피해 천도하면서 39년간 고려의 수도였다. 당시의 역사,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유적지와 유물을 관리할 기반 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삼국시대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왕조의 수도 역할을 했던 지역은 인천 강화를 포함해 서울 경주 공주 부여 등 5곳에 불과하다”며 “이들 지역 중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박물관이 없는 곳은 강화도가 유일한 만큼 체계적인 유물 수집과 보존·전시·관리를 할 수 있는 문화시설인 국립고려박물관 설립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