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권영수 前부회장 이어… SK온 지동섭 대표도 물러나기로
고속성장하던 전기차 둔화세 뚜렷… 국내 시장은 4% 감소 ‘뒷걸음질’
“소재 공급망 확보 등 새 변화 요구”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온도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다. 예상보다 이른 ‘성장 정체기’를 맞이한 국내 배터리 3사 중 두 곳이 수장 교체를 단행하는 것이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성장 일변도 전략을 유지해 온 국내 배터리업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고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7일 예정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60·사진)이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 사장은 최근 이 같은 인사 방침을 통보받았다. SK는 그룹 내 사장급 인사를 지 사장 후임에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2021년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60)과 지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사업을 이끌어왔다.
앞서 지난달에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66)이 김동명 사장(54)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2018년 미국 조지아주에 첫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이래 2020년까지 신규 공장에 수조 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금융 경색이 시작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적자 폭은 줄어들었지만 당초 목표로 한 ‘연내 분기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3분기(7∼9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5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5219억 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금융시장 정상화가 기대되는 내년 하반기(7∼12월)를 지나 2025년 이후에야 교체 및 신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수율 안정화와 신규 기술 개발 등 자체 체력을 길러야 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새로운 경영진에게 요구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지연됐던 완성차 및 배터리·소재 업체들의 프로젝트와 수주 등도 빠르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의 수요 둔화는 2024∼2025년에 걸친 한시적 우려라고 판단하며 2026년 이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