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野지역 탈환, 중도확장” 주문 추경호, 대구 달성 지역구 복귀 전망… 이영 서초을-정황근 천안을 등 거론 용산 출신 참모와 공천경쟁 조짐도 한동훈은 연말연초에 내각 떠날듯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혁신위원회의 당 지도부 및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의 불출마,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희생’ 혁신안을 최고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김석기 최고위원, 윤재옥 원내대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4일 대통령실이 개각을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을 떠난 참모진의 내년 총선 출마가 가시화됐다. 이날 교체 대상이 된 장관 6명은 모두 지역구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용산을 떠난 참모진도 대거 지역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연말 또는 연초 원포인트 인사로 내각을 떠날 것으로 전망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이들의 역할을 두고 ‘대야(對野) 전선 선봉’부터 ‘야당 수성지역 탈환’ ‘중도 외연 확장’ 등 여러 가지 주문이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국정과제를 완수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내각과 참모들의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하지만 차출 대상자들이 일부를 제외하곤 여당 텃밭 출마가 거론돼 당내에선 “또 꽃길만 걸으려 한다”는 반발과 함께 공천 경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원희룡 “보수 통합·중도 확장 최우선”
여권 내에서는 원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나 1기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현안이 있는 경기 고양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계양을에 출마하면 이 대표를 지역구에 묶어두는 효과가 있고, 고양갑의 경우는 여당이 1기 신도시 재개발에 공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을 두고는 여권에서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등 서울 박빙지역 공천과 비례대표, 선거대책위원장 등 폭넓은 활용론이 나온다. 한 장관을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개각을 통해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의 기대가 크다 보니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1월 11일) 직전까지 출마 시기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한 장관을 험지에 내몰아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은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라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가 점쳐진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 장관의 의지가 워낙 강력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분당을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당내에는 김 전 수석이 경기도지사 출마 경험이 있고, 인지도가 높아 당의 열세 지역인 수원을 거점으로 경기 남부지역 탈환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현재 수원 지역구 5개 의석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수석도 사실 희생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일방을 분당을로 나가라고 할 수 없는 문제여서 고위급에서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 당내선 “장관직이 혜택… 험지 나가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래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복귀한다. 비례대표 출신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서초을 지역구가 거론된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충남 천안을,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중-영도가 점쳐진다. 천안은 현재 3개 지역구 모두 야권이 차지하고 있어, 여당이 의석 탈환을 노리는 지역이다. 부산 중-영도의 경우 탈당한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다. 안상훈 전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서울 강남과 부친인 안병규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진주 등이 출마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