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고금리 후유증] 가전 등 내구재 가격 5개월째 하락 시장선 “내년 상반기 금리 내릴수도”
美 뉴욕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들이 길을 걷고 있다. 뉴욕=AP뉴시스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겪어 온 미국에서 내구재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내구재 가격은 10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했다. 승용차와 부품 가격은 전년 대비 1.5% 떨어졌고, 가전제품은 2.2%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간) “미국인들은 최근 3년간 보지 못한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WSJ는 최근 디플레이션 추세는 가전제품, 가구, 중고차 등 내구재에 국한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내년 9월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위스 UBS은행도 내년 4분기(10∼12월) 1.7%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은 2026년은 돼야 인플레이션이 2%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