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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10명중 9명 “동물학대 의심사례 진료한 적 있다”

입력 | 2023-12-05 09:30:00

전국 수의사 185명 대상 조사 결과
전치 4주 이상 동물 진료도 61.1%




임상 수의사 10명 중 9명은 학대가 의심되는 동물을 진료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치 4주 이상의 중상을 입은 동물을 진료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6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동물자유연대 부속 한국동물복지연구소가 지난해 11~12월 전국 임상 수의사 185명을 대상으로 ‘동물학대 진료 경험 및 동물학대 대응체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75명(94.6%)이 “학대로 의심되는 동물을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자 중 중상(전치 4주 이상)을 입은 동물을 진료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7명(61.1%)으로 나타났다. 경상(전치 3주 이상)을 입은 동물을 진료했다고 답한 사람은 110명(62.9%)이었다. 학대 의심 부상으로 동물이 사망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35명(20.0%·이상 중복응답 가능)이었다.

치료했다고 응답한 물리적 상해는 골절 등 근골격계 손상(67.4%)이 가장 많았다. 안구 돌출 등 안과 병변(47.3%), 뇌진탕(41.4%), 피부 손상(38.5%) 등이 뒤따랐다. 방치로 의심되는 영양실조도 34.3%(이상 중복응답 가능)로 집계됐다.

학대로 의심되는 동물을 진료한 적 있는 수의사 175명 가운데 실제 신고를 한 이는 11명(6.3%)에 불과했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호자와의 갈등을 원하지 않아서’라고 답한 이가 93명(57.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고해도 사건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73명(45.1%), ‘법적으로 곤란해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아서’ 53명(32.7% 이상 중복응답 가능) 등의 순이었다.

신고한 응답자 중 실제 가해자가 기소돼 사건이 처리됐다고 답한 경우는 3명에 불과했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미비한 것은 객관적 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11년간(2010~2020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송치된 2751명 중 구속된 것은 5명 뿐이었다.

동물복지연구소 관계자는 “동물학대 대응과 예방을 위한 세부적인 법적 장치와 제보자인 수의사 보호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