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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더 썼으니 돈내라” 전역 5년 후 걸려온 황당전화

입력 | 2023-12-05 09:28:00


군 복무 중 규정보다 휴가를 더 많이 사용했다며 전역한 지 5년이 넘은 예비역 육군 중사에게 돈으로 물어내라고 군 당국이 통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휴가 일수가 잘못 산출된 건 군 시스템 오류였고, 문제가 있더라도 5년이 지난 후에는 환수할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육군 중사로 복무하다가 2018년 제대했다는 예비역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전역 전 마지막으로 쓴 휴가에 대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휴가 7일에 대한 비용은 60~70만 원 정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포상휴가로 실무자, 인사과, 지휘관 승인을 받아서 정상적으로 휴가를 나갔었다”고 항의하며 국군재정관리단 등에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려 했지만 “우리가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등의 답변만 들으며 애를 먹었다.

군이 태도를 180도 바꾼 건 A 씨가 온라인에 사연을 올린 이후다. A 씨는 YTN 인터뷰에서 “(군이)‘이건 무조건 (돈을) 내는 게 맞다’라고 설명했는데, 막상 공론화가 되고 나니까 그 다음 날 바로 전화 왔다”고 말했다.

군은 뒤늦게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교육 기간에는 연차가 부여되지 않는데 휴가 시스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A 씨 연차가 규정보다 많아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다. 법적으로 5년이 지나면 시효가 만료돼 휴가 사용에 문제가 있더라도 환수할 수 없는데, 전역한 지 5년 3개월이 지난 A 씨에게 환수를 통보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군 재정을 총괄하는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YTN에 자신들이 최초 환수를 청구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정관리단이 각 군에 연차 초과 환수와 해당 명단을 내려보냈다는 공문을 제시하자 본인들이 직접 청구하는 건 아니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