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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으로 전파되는 백일해… 전염성 높아 백신접종 중요”

입력 | 2023-12-06 03:00:00

백일해 오해와 진실
감기와 비슷해 판단하기 어렵고, 2∼3개월 동안 심한 기침 지속
시간 지날수록 백신 효과 떨어져… 10년에 한 번씩 재접종 권장



창원파티마병원에 마상혁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백일해 의심 환자로 찾아온 소아를 진료하고 있다. 창원파티마병원 제공


최근 법정감염병 2급으로 분류된 백일해 환자가 경남 일부 지역에서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백일해 환자 수는 112명으로 지난달(29명)에 비해 약 3.8배 폭증했다. 월별로 분석해 보면 지난 7월 5명→8월 8명→9월 10명으로 발생하다 10월 들어 29명으로 환자가 점차 급증했다. 창원파티마병원에 마상혁 소아청소년과 과장의 도움말로 백일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기침-재채기 통해 전파… 사망률 0.5%
―백일해는 무엇인가?

“100일 기침이라고도 알려진 백일해는 전염성이 매우 높으며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세균성 질병이다. 초기 증상은 대개 콧물, 발열, 가벼운 기침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해 의사가 판단하기가 어렵다. 다만 지역적으로 유행을 하고 있고, 환자와 접촉이 있었다면 의심할 수 있다.”



―원인균은 무엇이며 감염은 어느 정도인가?

“백일해는 Bordetella pertussis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쉽게 전파된다. 사람들은 증상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기침 발작이 시작되는 약 3주까지 전염성이 있다. 항생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5일이 지나면 더 이상 전염성이 없다. 진단은 비인후에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해 배양하거나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가 있다. 배양은 실제로 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잘 안 되며 PCR은 증상 발현 3, 4주까지도 가능하다.”



―경과가 어떻게 되나?

“초기 증상이 지난 뒤 발작적인 기침을 하는 시기가 오고 이후 2, 3개월간 심한 기침이 지속된다. 아이들의 경우 발작적인 기침 후에 숨을 들이쉴 때 높은 음의 쉭쉭 소리나 헐떡거리는 소리가 발생할 수 있다. 기침이 10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므로 ‘100일 기침’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기침이 너무 심해 구토, 갈비뼈 골절,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감염된 1세 미만 어린이의 약 50%는 입원이 필요하며 거의 0.5%(200명 중 1명)가 사망한다.” 현재 경남에서 발생한 환자들의 증상은 심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며 1주일 이상 기침을 하면서, 밤에 기침이 심해지거나,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기침 중간에 소리가 나는 경우는 백일해를 의심할 수 있다.





임신 말기 성인도 백신 맞아야
―예방은 어떻게 해야 되나?

“백일해 백신(DTaP)을 접종해야 된다. 초기 예방접종은 생후 6∼8주 사이에 권장되며 생후 첫 2년 동안 4회 접종을 한다. 백일해로부터의 보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므로 나이가 많은 어린이와 성인에게는 추가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대개 5차 접종은 만 4∼6세, 6차는 만 11∼12세에 맞아야 하고 이후 10년에 한 번씩 재접종을 해야 한다. 임신 말기에도 권장된다. 감염에 노출됐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은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항생제는 초기 증상이 나타난 뒤 3주 이내에 시작해야 된다.”



―백신을 맞았는데도 걸릴 수 있나?

“맞다.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도 질병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신 증상은 일반적으로 경미하다. 청소년, 성인의 경우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는 비율이 약 10% 정도다. 그런데 백신을 충분히 접종을 한 상태(DTaP백신 접종을 3회 이상을 한 경우)가 아니면 충분한 면역력을 가지지 못해 감염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뇌증, 폐렴, 무호흡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백일해는 소아에서만 문제가 되나?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DPT백신이 도입이 된 것이 1958년이다. 이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접종을 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백신 부작용으로 사용이 중단됐다가 1980년대에 들어와서 부작용이 적은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부분 세포 백일해)백신이 사용돼 백일해 환자는 급격히 줄었다. 4차 DTaP백신 접종은 잘되고 있으나 5차 접종하는 4∼6세부터는 접종률이 떨어지며, 11, 12세에 접종도 일부는 백일해가 없는 백신을 접종을 한 경우가 많았고 성인의 경우 백신 접종을 한 경우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성인 환자가 상당수 있을 것이다. 2015년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10세 이상 만성 기침을 하는 환자의 약 25%가 백일해와 연관이 있다는 국내 논문도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청소년, 성인이 기침을 오래 하는 경우에는 백일해 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2급 감염병… 지방 방역 강화해야
―백일해 확산을 줄이는 방법은?

“백일해 전파를 당장 줄이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당겨서 하는 가속 접종이 필요하다. 지역적으로 유행이 있는 곳은 성인도 접종을 해야 하며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집의 성인들은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방역 당국은 이런 접종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백일해는 2급 감염병이다. 병원에서 환자 발생 시 신고를 해야 하나 절차가 복잡하고 역학조사 등이 의료기관에서 부담을 가지므로 이를 좀 더 간소화해 신고 의료기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된다. 그리고 현재 방역 당국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특히 지방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따라서 감염병 전문가 위원회를 상설해서 운영해 방역 정책 결정을 해야 하며 방역 담당 공무원들의 순환 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결여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