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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울린 ‘재난 문자’에 군대 발칵…왜?

입력 | 2023-12-05 10:19:00

'투 폰' 쓰던 장병, 재난 문자 알림에 압수




지난달 30일 새벽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 전국적으로 ‘재난 문자’가 발송된 가운데 군대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군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군대 대나무숲’에 사연을 보낸 제보자 A씨는 “경주 재난문자 때문에 남자친구랑 같은 생활관 쓰는 사람들 몇 명이 투 폰 걸렸다”면서 “생활관 전체 인원 다 2주 동안 핸드폰 사용을 금지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투폰’은 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두 대 사용하는 것으로,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된 곳에서 2대를 반입한 뒤 공기계를 제출하고 다른 한 대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A씨는 “투폰 안 쓴 사람은 핸드폰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왜 다 같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건지 억울하다. 원래 군대가 이런거냐”고 토로했다.

재난문자로 인해 휴대전화를 압수 당한 사연은 A씨 뿐만 아니었다.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새벽에 난리난 생활관, 지진 재난 문자 때문에 폰 안낸 사람들 다 걸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하자 전국에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재난 문자는 별도로 설정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수신할 때 경보음이 큰 소리로 울린다.

통상 장병들은 일과 시간이 끝나면 당직실 등에 보관돼 있던 자신의 휴대전화를 돌려받아 사용하고, 사용 시간이 종료되면 다시 반납한다. 하지만 재난 문자 설정을 변경하지 않은 일부 장병들이 몰래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가 큰 소리의 경보음 때문에 발각됐다는 것이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군대는 연대 책임”, “휴대폰 사용하게 해주는 게 어디냐”, “투폰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군 당국은 지난 2020년 “장병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하고 건전한 여가 선용 등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모든 군부대 내에서 일과 후에 휴대전화 사용을 허가했다.

일부 부대는 장병들의 24시간 휴대전화 소지를 시범 적용하기도 했으나 아직 전면 허용 시기는 정해지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