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알려주는 방광암 예후와 치료법 기존 항암제 독성 강해 휴약기 필수… 치료 쉬는 6개월간 병 다시 진행 하기도 ‘아벨루맙’ 사용한 1차 유지 요법… 최근 급여 적용하며 꾸준한 치료 가능 독성도 거의 없어 환자 삶의 질 향상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암 환자를 위한 항암팟(편하게 듣는 항암치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외래진료를 보다 보면 환자가 유튜브에서 봤다며 ‘항암 치료를 하면 단음식을 먹으면 안 되나요’ 등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많이 물어본다”라며 “환자에게 최대한 정확하고 도움 되는 정보를 전달하고자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방광암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방광 내벽에 종양이 만들어지는 질환이다. 국내는 1년에 약 5000명에 달하는 신규 환자가 방광암 진단을 받는다.
방광암은 원격 전이가 진행되면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일 정도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혈뇨, 급박류, 복통, 소변 시 잔뇨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뇨가 주요 증상이나 혈뇨가 보인다고 해서 꼭 방광암인 것은 아니다. 이외에는 사실 두드러진 증상이 없다.
오랫동안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외에 대안이 없던 진행성·전이성 방광암 치료 분야에서 최근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1차 유지 요법의 급여가 가능해졌다. 이에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에게 방광암 예후와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진행성·전이성 방광암은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암의 배뇨근 침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뇨근을 침범하지 않은 방광암은 1기다. 전체 방광암 환자의 60∼70%가 1기에 발견된다. 전이 가능성이 작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시술로 완치되는 경우도 많다. 방광암의 재발률은 근육 침범을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근육층을 침범한 암 환자의 재발률은 50%에 달한다. 이 중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가 된 경우는 10% 정도인데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전이됐거나 재발한 환자는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에 바로 유지 요법이 필요하다.”
―방광암에서 30년간 항암화학요법이 거의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고 들었다.
―기존 치료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8월부터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서 1차 단독 유지 요법으로 아벨루맙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항암치료 후에 재발하는 것을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유지 요법을 통해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면역항암제는 독성이 거의 없어 환자 삶의 질이 좋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아벨루맙은 전이성·진행성 방광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2∼3년 정도 늘려주는 것을 확인했다. 임상 연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위험도 기준에서 봤을 때 사망 위험과 암 진행 위험을 위약군 대비 약 30% 정도 감소시켰다. 이는 면역항암제·항암화학요법 병용, 혹은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에서 쓰는 것보다 더 긍정적인 결과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 치료 사례가 있나?
“두 개의 사례가 있다. 한 환자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해도 눈에 띄는 차도가 없었다. 하지만 아벨루맙 1차 유지 요법을 진행하면서 암 크기가 작아지면서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환자는 아벨루맙 1차 유지 요법을 거의 2년 넘게 진행 중인데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상태로 잘 유지되고 있다.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시 5년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예후가 매우 불량했던 환자가 유지 요법을 통해서 생존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특히 아벨루맙 치료를 2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치료 기간 동안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는 환자도 생기고 항암제를 중단하고 상태를 지켜보자는 환자도 생겨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