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선 학회장에게 듣는 국내 유산균 시장 발전 가능성 장내 미생물, 질병 원인으로 부상…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주목 국내에 기능성-고함량 제품 많지만, 마이크로 바이옴 연구는 시작 단계 신약 개발 등 시장 넓히려면 연구기관 통합-관리 기관 필요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의 박성선 회장(CJ웰케어 대표이사). 박 회장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연구기관, 기업과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내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전문 학술 대회인 ‘2023년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 추계 정기 학술대회’가 1일 세종대 대양AI센터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는 산업 발전의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이번 학술대회는 ‘Scientific Landscape on the Next Probiotics’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학회는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국제프로바이오틱스학회(IPA)와 글로벌 규제 개선 운영,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기업의 학회 가입과 공식 활동을 유치한다.
2023년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 추계 정기 학술대회 현장. 연구자와 산업계 등 관계자로 꽉 채워진 현장이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관심도를 보여준다.
“2001년 ‘한국유산균연구회’로 출범했다. 이후 2004년 5월 ‘한국유산균학회’로 창립 총회를 개최한 이래 본격적인 학술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유산균학회 설립은 ㈜삼익유가공의 고 이종익 회장의 적극적인 후원이 컸다. 현재는 이봄이 삼익유가공 대표가 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여송(汝松) 젊은 과학자상’을 제정해 여성 과학자를 후원한다. 학회의 초대 회장인 강국희 박사가 중심이 돼 설립한 ‘아시아유산균학회(AFSLAB)’의 핵심 멤버로 아시아 지역 유산균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제적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학회는 국내외 심포지엄 개최와 주기적인 세미나 활동을 통해 산·학·민·관·연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학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2017년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2020년 사단법인 등록을 마쳤다. 연간 두 차례의 학술대회와 학회지 발간, 학계와 산업계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2014년 46조 원에서 현재 약 80조 원으로 커졌고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7%를 보이면 16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성장률은 50% 이상으로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나라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6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홍삼 다음으로 9500억 원의 시장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구매 경험률도 42%에 달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프로바이오틱스는 가장 오래된 식품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질병의 원인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연구 결과까지 발표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가 뜨거운 이슈가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배변 활동의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장 건강과 연계되면서 피부 면역과 체지방 감소, 운동 수행 능력 증진 등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변 활동 증진 기능에 한정돼 있던 균에서 벗어나 100억 CFU(보장 균수) 이상의 고함량 제품과 기능성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의 사균체와 프로바이오틱스가 생성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그리고 장내 미생물과 유전 정보로 이뤄진 마이크로바이옴까지 연구가 확대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2007년부터 HMP(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유럽도 2008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각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생산성이 있는 균주를 찾아내고 유익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포스트바이오틱스(유산균 사균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이미 제품화가 된 것도 제법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확장을 위해 어떤 과제들이 있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약 개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분야다. 마이크로바이옴 표준화 같은 방대한 연구는 정부 주도로 진행하고 그 외의 것들은 연구 단체와 기업이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연구기관을 분야에 따라 통합·관리해 주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능성이 인정된 제품의 수출·수입에 대한 규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