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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만배, ‘신학림 인터뷰’ 당일 “국민의힘 쪽으로 화살 돌릴 것”

입력 | 2023-12-05 16:52:00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98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이른바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 대장동 관계자들에게 전화해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과 관련 없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힘 쪽으로 화살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팀장 부장검사 강백신)은 김 씨가 신 전 위원장을 만난 2021년 9월 15일 미국에 있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6차례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김 씨는 남 변호사에게 당일 진행한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과 의도를 설명하며 “이런 식으로 여론을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받았다.

이어 김 씨는 인터뷰 당일 다른 대장동 관계자에게 5차례 전화를 걸어 “(언론계) 선배들과 상의해서 (여론을) 다 뒤집을 거니까 알고 있어라”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러면서 김 씨는 100억 원을 들여 만들려 했던 언론재단을 거론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씨가 언론재단을 만들어 신 전 위원장을 이사장으로 앉히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러한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의 2021년 9월 15일 인터뷰가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의도적 여론조작을 시도한 결과물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의 당사자’ 프레임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왜곡시키려 했다는 것. 검찰은 김 씨가 비슷한 시기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 기자들에게 활동비를 많이 뿌리고 있다.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또한 이러한 진술들은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이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만났고 일상적 대화를 나눈 것일 뿐 여론조작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단서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책값’ 명목으로 지급한 1억5000만 원이 ‘활동비’일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