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대통령 관저 ‘천공’ 개입 보도한 KBS에 의견진술 결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의혹과 관련해 민원이 제기된 ‘주진우 라이브’에 대해 제작진 의견청취를 결정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는 5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KBS 1AM ‘주진우 라이브’(현재 폐지)의 지난 2월2일 방송분에 대해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다.

의견진술은 제작진의 해명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소위는 ‘권고’나 ‘의견제시’ 이상의 제재 안건 또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심의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진술 등을 거쳐 방심위의 전체회의로 이관하고, 전체회의에서 최종 제재수위를 의결한다.

해당 방송분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전에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다루면서 진행자가 ‘대한민국이 드디어 무당 공화국이 되는구나’, ‘완전히 끝났다’ 등이라고 말하는 등 일방적인 주장만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앞서 경찰은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방심위원 5명이 모두 참석했으나, 여야 추천 위원간 이견 차이가 컸다. 해당 안건에 대해 야권 추천인 옥시찬·김유진 위원은 ‘문제없음’ 의견을 냈으나, 여권 추천인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상임위원, 허연회 위원은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류 위원장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사명이지만, 사실에 근거한 의혹 제기이어야 한다. 중간에 의혹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대담 내용을 보면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한 것이 많다. 지상파에서 나간 것은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김 위원은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였던 천공 개입 관련 의혹을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행자는 이른바 천공 개입설을 단정한 바가 없고 의혹으로 접근한다. 많은 언론들이 권력들의 의혹을 제기하지만 일부가 사실과 다른 경우가 수없이 많았다. 객관성 위반으로 제재하면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를 경찰이 압수수색한 것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방송한 MBC 표준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지난 1월26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권고’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분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수사가 윤석열 정부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사퇴시켜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단정짓는 방송을 했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을 소집했다는 등 사실관계가 틀린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고 민원이 제기된 TV조선 ‘신통방통’의 지난 8월8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권고’가 결정됐다. 추후 해당 기사는 수정되고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라 반론 보도문이 게재됐다.

한편 방심위 결정은 제재수위가 낮은 순부터 열거하면,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와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방송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과징금’ 순이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시에 방송평가에 감점 사항이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