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임성철 소방관 영결식에서 부모가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5일 오전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 고 임성철 소방장(29)의 아버지 임영준 씨가 고별사를 읽다 흐느꼈다. 영결식장 곳곳에선 동료 소방관들의 한숨과 탄식이 터져나왔다. 감정을 추스린 임영준 씨는 “아들의 희생이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되면 만족하고 아들의 숨결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겠다”며 거수경례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고 임성철 소방관 영결식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헌화를 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고인의 동기로 함께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서 일했던 장영웅 소방교는 추도사에서 “하루하루 삶에 충실한 너를 하늘은 왜 그리 빨리 데려갔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며 울먹였다. 또 “내일부터 소방관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한 사람에게 달려갈 때마다 너를 내 가슴에 품고 함께 가겠다”고 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자리로 돌아가는 장 소방교를 한참 안아주며 위로했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소방관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남화영 소방청장이 대신 읽은 조전에서 “화재 현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구조 현장에서 망설이지 않은 젊은 소방관을 화마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킨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고 임성철 소방관 영결식이 5일 오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거행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