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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 기대에… 금-비트코인 동시 초강세

입력 | 2023-12-06 03:00:00

원자재-가상자산 가격 고공행진
달러가치 하락 대비한 투자 늘어… 국제 금값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비트코인도 4만2000달러 넘어서… “가격 상승세 가팔라 투자 주의를”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에서 주인이 금 세공품을 들어 올리고 있다.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장 중 온스당 2152.30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4만2372달러로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내년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퍼지면서 금을 비롯한 원자재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향후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면서 내년에도 이 자산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이날 온스당 2042.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2152.30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2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세계 최대 금 현물 투자 ETF인 ‘SPDR 골드 셰어스’에는 10억 달러(약 1조3110억 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은과 구리 가격 역시 10월 4일 대비 각각 18%, 7% 가까이 올랐다.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도 급상승 중이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4만2372달러를 찍었다. 비트코인이 4만2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 달 전보다 20% 넘게 오르면서 전체 가상자산 시총은 1조5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기 시작한 이후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자재와 가상자산 가격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에도 총발행량이 고정돼 있다는 게 장점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내년이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금 가격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쯤 금 가격이 2400∼25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가격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시선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잇따른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도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1일에 이어 9일에도 “추가 인상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 교수는 “전반적으로는 가상자산이 상승 흐름을 보이겠지만, 투기 자산으로만 이용되다 보면 변동 폭이 클 수밖에 없어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