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국내 유망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올해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주관기관을 맡아 물밑에서 이들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오라클, IBM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 손잡고 세계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조민형 에코넥트 대표 / 출처=IT동아
최근의 기업들에게 닥친 가장 큰 과제는 비즈니스 환경의 디지털화, 그리고 ESG(친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개선) 경영이다. 디지털화 없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ESG 경영 없이는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가 없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종류 및 특성에 최적화된 친환경 소재를 손쉽게 찾아주며, 이러한 소재의 공급처를 수요기업과 연결해준다. 또한, 아이디어는 있지만 제품의 직접 만들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기업을 위해 OEM(위탁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 프로젝트를 진행해, 제조업의 친환경 소재 전환을 위한 토털 솔루션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민형 에코넥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선보인 비즈니스 모델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 에코넥트는 기업 및 기관을 주로 상대하는 B2B 기업이라 일반인들에겐 아직 생소하다.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되었는가?
: 화학 전공자였던 대학생 시절부터 창업 준비를 했다. 근거리 배송 서비스나 뷰티 O2O 서비스 등의 창업에 참여했으며, 전공을 살려 군대 시절에는 화학 장교로 복무했고 이후 미군 초청을 받아 화학방호계획관 과정도 수료한바 있다. 창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우리 회사에 함께하고 있는 노영우 이사와의 만남이 큰 영향을 미쳤다. 화학 폴리머 소재 업계에서 일하던 분이며, 학부 시절에는 나와 공동 창업을 하기도 하고 ROTC도 함께하는 등 인연이 깊다. 나는 화학 전공, 그 분은 경영학 전공이라 서로의 필요에 따라 의기투합, 2022년에 에코넥트를 창업했다.
농식품 관련 박람회에서 인터뷰하는 노영우 이사 / 출처=에코넥트
: 창업 초기에는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친환경 칫솔을 만들어 팔려고 했다. 우리의 마케팅 역량으로 일반 소비자를 노리는 B2C 시장 공략은 쉽지 않다고 판단해 2022년초부터 기업 및 공공기관 대상의 B2B 시장을 우선 공략했다. ESG 경영에도 적합한 제품임을 강조했고 5000여개 정도의 물량을 납품하기도 했다.
그런데 기업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니 칫솔 자체보다는 이 제품에 적용된 소재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이런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포장재를 납품해 줄 수 있냐는 요청도 있었다. 여기에 착안해 제조사들의 소재 전환을 돕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스테이션 제로’를 기획했고, 2023년 1분기 즈음 기획이 완료되어 시드 투자도 받았다. 현재 알파 버전을 일부 기업에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참고로 스테이션 제로라는 브랜드명에는 ‘넷제로(탄소중립)’를 향한 관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 최근 제조사들이 친환경 소재 전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에코넥트에서 제공하는 스테이션 제로 플랫폼이 어떻게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나?
: 기업들은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어떤 소재가 친환경적인지, 그리고 그런 소재는 어떻게 수급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우리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여러 소재 업체를 만나고, 또 다양한 소재로 샘플을 만들어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1~2년에 달하는 많은 시간, 그리고 많은 비용이이 소요된다.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조건을 수치화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조건을 적절히 분석해 답을 제안하는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핵심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량화한 CTQ(Critical to Quality), 그리고 고객의 의견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VOC(Voice of the Customer)다. 이를 통해 우리 플랫폼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성능평가지표를 도출한다.
그리고 스테이션 제로는 SaaS(Sofrware as a Service)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온라인 연결만 가능하면 언제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하니 복잡한 구축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클라우드 시장의 글로벌 강자인 AWS(아마존웹서비스)의 검증된 기술을 적용해 높은 안정성과 신뢰성도 기대할 수 있다.
에코넥트의 친환경 소재 전환 플랫폼 ‘스테이션 제로’ / 출처=에코넥트
- 스테이션 제로를 통해 적합한 소재를 찾았다고 해도 기업이 이를 적절한 경로로 공급받지 못하거나 이를 이용한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하나?
: 우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이르는 다양한 소재 공급업체, 그리고 제조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고객이 특성 소재를 원한다면 우리가 직접 고객과 소재 공급업체를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리고 몇몇 고객은 사업 아이디어는 있지만 제품을 직접 만들 만한 여건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런 고객을 위한 카테고리별 공장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신속한 OEM/ODM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소재만 원하는 고객이 30% 정도라면 실제 제품 공급까지 원하는 고객이 70% 정도 된다. 지금은 바이오매스 기반 소재, 재활용이 용이한 생분해 및 전분계 소재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며, 이를 이용한 식품용 용기, 파이프를 비롯한 설비, 그리고 다수의 생활용품 등의 제품의 생산을 지원한다. 향후에는 섬유나 가죽, 건축자재 등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 일부 고객 상대로 알파 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은?
: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식품용 자재가 필요한 식품의 유통 및 제조기업 분야에서 반응이 좋다. 그 외에도 생활용품 및 문구, 화장품 용기를 원하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
특히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은 소재 공급사 및 제품 생산업체들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알 법한 글로벌 대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기본적인 품질도 보장된다. 특히 인체와 직접 접촉하는 물건을 만들거나 유통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은데, 친환경 소재라는 특성 덕분인 것 같다. 예전에 칫솔을 만들어 팔던 경험도 도움이 되었다.
-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지원이 제공되었다고 들었다. 충분히 만족스러웠나?
: 자금 지원 등도 물론 도움이 되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이었다. 마케팅 전문가를 통해 우리의 애로사항을 상담할 수 있었는데, 그 조언을 따르니 실질적으로 매출이 개선되었다. B2C, B2B 마케팅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정도 해답을 찾은 느낌이다. 선발되는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다른 스타트업, 중소기업도 한번 지원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스테이션 제로는 ESG 경영을 위한 탄소배출 보고서 기능도 제공한다 / 출처=에코넥트
-스테이션 제로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계획, 그리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비전이 있다면 듣고 싶다
: 스테이션 제로는 올해 7월에 알파 버전 출시해 기존 거래 고객 위주로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기능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를 이용해 제품 발주 업무를 하는 기업도 있다. 탄소배출 보고서를 발행해 주는 기능도 있는데 ESG 경영을 하고자 하는 기업들로부터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층 완성도를 높인 베타 버전을 내년 1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테이션 제로를 통해 ESG 경영은 물론, 기업 업무의 디지털화도 앞당길 수 있어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에코넥트, 그리고 스테이션 제로가 제조 혁신의 동반자로서 시장에 자리잡기를 바란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