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A씨가 18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3.8.18/뉴스1
‘압구정 롤스로이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4개월 만에 사망함에 따라 가해자 신 모 씨(27)의 혐의가 ‘도주치사’ 등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법정에서 신 씨의 반성한 기색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등 혐의로 기소된 신 씨의 재판을 열었다.
법정에 들어선 신 씨는 꼿꼿한 자세로 피고인석까지 걸어가 착석했다. 표정에 어두운 기색은 없었다. 신 씨는 법정 방청석을 살피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자 숙이고 땅만 바라봤다.
도주치상은 가해 운전자가 사람을 다치게 한 후 도주한 것을 의미한다. 도주치사는 피해자가 사망하면 적용된다. 도주치상의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도주치사의 경우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신 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피해자를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도주한 혐의로 지난 9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전에 인근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빙자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상태로 운전한 의혹도 있다. 신 씨는 사고 후 차량에서 휴대전화를 만지고 건물 잔해물만 일부 치우다가 사고 6분 뒤 피해자를 그대로 둔 채 사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 중이던 피해자는 사건 발생 후 약 넉 달 만인 지난달 25일 결국 숨졌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