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6일 오후 청렴리더십 특강을 위해 방문한 충북 청주시 서원구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06.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측근 인사들과 설렁탕 집을 찾았을 때 직접 한 얘기다. 부모님을 일찍 여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세 동생을 직접 키우면서 섞박지를 많이 만들어 반찬으로 먹었다는 것. 고춧가루를 살 돈을 아끼려고 무에다 소금 간만 했다고 한다.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세 동생을 제가 맡게 됐을 때 동지섣달 대밭을 울리며 불어대는 찬바람을 견디며 살았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여권은 자수성가한 김 후보자의 성장 배경과 가족사를 살펴보면 그를 둘러싼 반대 여론도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기류다.
윤 대통령이 6일 지명한 김 후보자는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임명된 뒤 이듬해 대검 중수2과장에 보임된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 2011년 대형 게이트로 비화한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초반부터 이끌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인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첫 위기에 처했던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에서 구원 투수로 나선 인사도 김 후보자였다. 김 후보자는 ‘정치공작 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던 김 후보자가 윤 대통령을 위해 현실 정치에 발을 내디뎠고, 이 국면 진화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기억하는 인사들이 많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2.6/뉴스1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