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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차부품 산업, ‘AI 불량예측 모델’로 품질경쟁력 높였다

입력 | 2023-12-07 03:00:00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 5개 기업 참여해 9개 솔루션 개발
제조 설비 이상 미리 분석해… 고장 비율 3분의 1로 감소
눈에 안 보이는 불량 원인 파악… 불량률 21% 줄어 생산성 극대화



인공지능(AI) 검사 지능화 및 공정 지능화 솔루션을 활용해 자동차 부품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빅웨이브에이아이 제공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분야에서 국비 37억3000만 원(총사업비 67억5000만 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 공급 기업들은 수요 기업의 산업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5가지 AI 융합 기술에서 9개 솔루션을 개발했다. 앞으로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산업은 물론이고 AI를 활용하는 다른 산업으로의 진출 기회도 갖게 됐다.

● AI로 사전에 설비 문제 점검

삼보모터스(대표 이재하)는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에 엔진, 미션, 내외장 플라스틱 사출품 등 다양한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상황에서, 앞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선 생산 현장의 품질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삼보모터스는 사후 품질 분석 및 관리가 아니라 작업장별로 불량 발생 시점과 불량 발생 요인을 예측하고 사전에 설비를 점검하는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설비의 이상 징후를 선제 진단하고 예측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었다.

AI 기업 아이디비(대표 민보경)가 삼보모터스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아이디비 시스템은 AI가 제조 설비의 다양한 공정 데이터를 설비별 제품별로 분석한 다음, 이상 징후를 탐지·예측하고 모니터링한다.

AI가 설비에 부착된 전류, 진동, 온도 센서 등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이상을 탐지한다. 설비의 고장 예측, 고장 영향 요인을 파악한 뒤 사전에 정비해 설비의 가동률을 높였다. 또 설비 이상을 미리 점검하면서 불량 발생 요인도 함께 차단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였다.

● AI로 최적 작업조건 분석

자동차 부품 업체 에스엘은 헤드램프 불량을 최소화해 검사공정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자동차 헤드램프는 정밀한 기술과 설계 공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잡한 조립 및 검사 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위상차 검사공정에서 광모듈 분포가 동일해야 불량을 줄일 수 있어 위상차 결과 예측 기술의 고도화가 특히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제이에스시스템(대표 이상도)은 AI를 활용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제이에스시스템은 AI 공정 지능화를 기반으로 위상차 검사공정의 원인인자 식별 정확도를 높여 공정 작업 조건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분석 정확도 검증, 불량 예측, 신뢰성 확인, 안정화 등을 거치며 플랫폼 적용을 완료한 이 솔루션은 에스엘 헤드램프의 광모듈 조립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사출공정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데이터 연계를 수행한다.

● 설비공정 데이터로 AI 검사 지능화

AI가 산업 현장에서 시험 장비의 고장과 이상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 적용된 ‘3축 시뮬레이션 내구 시험기’ 모습. 컴퓨터메이트 제공

KBI메탈(대표 박한상)은 차량 및 전기제품용 모터코어류와 중장비 및 산업기계용 발전기, 송풍장치인 ‘SHVU’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대구 소재 전장공장에서 11개 전장품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다른 제조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 중에 발생하는 불량품이 문제였다. 2차 품질검사를 전문 인력의 눈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불량률이 높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스타트업 빅웨이브에이아이(대표 이희준)와 스마트팩토리 전문 기업 라임(대표 노종호)이 나섰다. 두 회사의 AI 솔루션은 자동차 부품 생산 과정에서 육안 검사 및 규칙 기반 검사로 판별이 힘든 품질 불량 원인을 파악하고 불량을 예측해 준다. 각 공정에서 취득한 데이터를 분석·추출한 후 생산될 제품의 데이터와 비교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할 불량을 미리 판정하는 것이다.

빅웨이브에이아이는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생산된 제품의 불량 예측 딥러닝 모델링과 예측 API 개발에 이어, 수량 예측 모델링 및 데이터 탐색적 분석(EDA) 등을 수행했다. 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가는 고도화 작업을 통해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라임은 AI 분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각화 대시보드를 개발했다. 설비를 모니터링해 불량 원인을 파악하고 설비운전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능이다. AI를 활용하면서 육안검사 공정의 간소화와 함께 불량 원인 파악이 쉬워졌다. 인적자원 낭비와 검사 품질 소요 시간이 대폭 줄고 공정 불량률이 21% 감소했다. 폐기물을 줄여 생산성도 극대화했다.

KBI메탈은 이 솔루션을 대구의 전장사업부에서 생산하는 SHVU 라인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라임의 제안에 따라 이 솔루션을 기존 차량 공조에서 시트 제품 전반의 공조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AI 기반 시험장비 고장 예측 시스템

컴퓨터메이트(대표 서상인, 김성호)는 산업 현장에서 시험장비의 고장이나 이상을 예측·진단해 사전에 알려주고, 신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평화산업(대표 황순용, 김주영)에 공급했다.

기존에는 시험장비에 고장이 발생해야 비로소 대응할 수 있던 데 반해 이 솔루션은 고장을 미리 예측해 사전에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그 결과 장비의 운행이 멈추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결과 화면이 자동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도록 해 준다. 이에 따라 가동률이 높아지게 됐다.

이 제품을 활용하면 통합 시험 관리와 설비의 고장 예측을 통해 시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험 생산성 향상, 시스템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이상 상황 즉각 대처 등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시험장비 이상 비율이 기존 1.292%에서 0.439%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