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트위치 “망 사용료 부담… 내년 2월 한국서 철수”

입력 | 2023-12-07 03:00:00

업계 “이용자 줄자 망 사용료 빌미”
아프리카TV-유튜브 반사이익 전망




전 세계 최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트위치는 6일 댄 클랜시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 시간 기준 내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7년 7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6년 반 만에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다.

트위치는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그동안 한국에서 현저한 손실을 안고 힘겹게 운영했으나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트위치는 앞서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에서 최대 영상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했다. 같은 해 11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도 중단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자 망 사용료를 빌미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트위치가 KT, SK, LG 등 인터넷제공사업자(ISP)들에게 망 사용료를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ISP와 당사자 간 기밀유지계약(NDA)을 통해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가량 늘어난 것을 보더라도 망 사용료 손실이 오로지 트위치의 한국 사업 철수 원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트위치가 한국에서 화질 저하, VOD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불만이 커진 이용자의 대거 이탈이 이어진 데다 최근 트위치 본사의 경영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은 물론이고 19일 베타서비스에 들어가는 네이버 ‘치지직(CHZZK·가칭)’ 등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