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고금리 후유증] 재정난 英버밍엄 사실상 파산 선언 고금리發 위기 금융불안 뇌관으로
고금리발 경제난은 가계나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도 충격을 안기고 있다. 각국 중앙·지방정부는 한계 상황에 놓인 가구나 부실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불어났다. 이들의 재정난은 국가 금융 시스템 위기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중부 버밍엄시는 올 9월 지방정부재정법에 따라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지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인 32억 파운드(약 5조2854억 원) 중 8700만 파운드(약 1437억 원)를 충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사실상 파산을 선언한 것이다.
버밍엄은 고금리와 고물가,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법인세 급감으로 극심한 재정난을 겪어 왔다. 다른 지방정부도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영국에선 최소 26개의 시의회가 2년 안에 파산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부채 잔액을 일부 제하고 상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현지 시간) “중국 당국이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재정·경제·제도에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