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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예금 만기됐는데”…4% 예금 벌써 사라져

입력 | 2023-12-07 11:10:00

5대 은행 예금금리 연 3.90~3.95%
은행채 발행·수신경쟁 자제 영향




#. 지난해 시중은행에서 가입한 금리 5%대 예금의 만기를 앞두고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올해에는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가 4% 초반대까지 오르는 데 그쳤는데 최근 금리가 더 내리면서 3%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5대 은행에서 4%대 정기예금이 사라졌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 최고금리는 연 3.90~3.95%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이 연 3.95%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3.90%를 제공한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최고 연 4.05%를 유지해왔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연 3.95~4.00%로 4%대 예금 상품이 남아있었다.

은행들이 금리를 줄줄이 낮추면서 고금리 예금 만기로 인한 재유치 경쟁이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유치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들의 수신금리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은행채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데다 금융당국이 수신 경쟁 자제를 권고하면서 지난해 5%대까지 뛰었던 금리 상단이 4% 초반대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금리도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금융채(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3.901%를 기록했다. 9월1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이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부담감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은행권 정기예금 최고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이날 기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37개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 중 최고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 4.35% 금리를 제공한다. 4일에는 전북은행 ‘JB123정기예금’이 연 4.37%로 가장 높았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지난해 가입한 예금의 만기를 맞아 재예치를 고민하고 있다.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년짜리 정기예금 만기인데 지난해보다 금리가 내렸다. 어디에 넣어야 좋을지 찾는 중”이라는 글이 올라온다.

일부 은행의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3%대로 낮췄으나 6개월 만기 상품에 4%대 금리를 제공한다. 국민·우리·농협은행은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예금에 연 4.00%를 적용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에 지나친 예금 경쟁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데다 은행채 발행 규제가 풀리고 채권금리도 하락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다 보니 경쟁적으로 외연 확장을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는 기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