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원두 갈기 전 물 조금만 넣으면 커피 맛있어져"
과학자들은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비결이 원두를 분쇄하기 전에 넣어야 하는 한 물질에 있다는 점을 찾아냈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헨든 오리건대 화학과 부교수 등 연구진은 “원두를 갈기 전 물을 조금만 넣으면 더 일관되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재료 과학 연구를 다루는 국제학술지 ‘물질(Matter)’에 6일 게재됐다.
원두를 갈 때 원두 사이의 마찰로 전기가 발생해 입자들이 분쇄기에서 서로 뭉치게 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에 물을 첨가하면 발생하는 전기가 줄어들어 분쇄기에 달라붙는 커피 찌꺼기의 양이 적어지고 풍미는 더 강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원두를 갈기 전에 물을 살짝 뿌려 외부 수분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전기 발생을 거의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크리스토퍼 헨든 오리건 대학교 화학과 부교수는 “물이 정전기를 감소시켜 원두를 분쇄할 때 맛이 안 좋아지는 가능성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커피 맛의 강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고농도의 좋은 풍미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커피 가공법에 주목해 원두가 세척됐는지, 카페인이 제거됐는지. 천연 커피인지 여부도 고려했지만 이는 전기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연구진은 화산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화산이 폭발할 때 전기 활동을 조사했는데, 이 과정은 커피 추출 과정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자들은 완벽한 커피를 만들기 위한 다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헨든 교수는 “일관되게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분쇄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았으니 어떤 요소들이 커피 맛의 감각적 차이를 일으키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