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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취임 25년만에 첫 ‘사촌 경영’…2인자에 최창원

입력 | 2023-12-07 16:39:00

최태원 회장(왼쪽), 최창원 의장. 동아DB


SK그룹이 1998년 최태원 회장(63) 취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촌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협의체이자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59)이 오르면서다.

7일 SK는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포함한 ‘2024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배터리를 포함해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맞은 최 회장이 그룹 2인자 자리에 최 부회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최 부회장의 그룹 경영 참여는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해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부회장 4인은 모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사실상 경영 2선으로 후퇴했다. 대내외 위기 상황 속에 당분간 최 회장의 리더십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수펙스 위원장들이 사장급으로 세대 교체되면서 그룹 경영 핵심이 사실상 회장과 의장의 ‘투톱’ 체제로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서울대 심리학과와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4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1998년 고(故)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별세하고 사촌 형인 최 회장이 그룹 경영을 물려받은 해에 SK케미칼 이사로 취임했다. 2017년 SK케미칼·SK가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중간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 올랐다. 진중하고 일에 몰두하는 성격이어서 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SK 관계자는 전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SK㈜ 보유 지분이 없고 SK디스커버리 계열사 현안이 많다는 이유로 의장직을 고사해 왔으나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설득하자 결국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