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재 경인교대 교수·지리적상상력연구소장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로 유명한 ‘자바(Java)’도 커피에서 이름을 따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한다. 원래 상표명은 ‘떡갈나무(Oak)’였지만, 너무 평범해 상표 등록이 어려워지자 신박한 브랜드가 필요했다. 혁명적이고 역동적인 느낌, 그리고 컴퓨터 업계 종사자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 자바는 여러모로 완벽한 선택지였다.
자바는 이제 자바섬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넘어 인도네시아 커피의 대명사가 됐다. 지금도 세계 커피 시장에서 인도네시아가 갖는 위상은 확고하다. ‘적도의 목걸이’로 불리며 1만7500여 개 섬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스페셜티 커피 생산지로 최적화된 나라다.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였던 하워드 슐츠는 가장 좋아하는 커피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을 꼽는다. 영화 ‘버킷 리스트’에 등장하는 ‘루왁 커피’도 인도네시아 사향 고양이가 만든 최고급 커피다.
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수교를 맺은 지 50년이 되는 해다. 발리, 롬복 등 유명 휴양지로 놀러 가는 한국인은 많지만, 인도네시아에 대해 잘 아는 한국인은 적다. 반면 최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이 설문조사한 결과 인도네시아인들이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30%)이 꼽혔다. 올겨울 우리도 인도네시아 전통 자바 커피와 수마트라 만델링, 아체 가요, 발리의 킨타마니, 술라웨시의 토라자 커피를 마시면서 2억8000만 명이 사는 큰 나라 인도네시아에 대해 알아보면 어떨까.
김이재 경인교대 교수·지리적상상력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