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2.6/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그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던 윤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다. 방송통신위 업무는 정책적으로만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전문적인 분야다. 이런 자리에 평생 검사만 해온 선배를 앉히겠다는 것이다.
언론이라고 해도 신문과 방송이 서로 다르고 인터넷 기반으로 발전하는 통신은 언론과도 또 다르다. 방송통신위 업무는 언론과 첨단 통신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언론 분야 출신이나 첨단 통신 분야 출신이 가서도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는 데 애를 먹는다. 그렇다고 방통위원장 자리가 언론 분야나 첨단 통신 분야 출신만 맡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언론에도 첨단 통신 분야에도 일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맡길 때는 자격에 대한 더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김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어려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따뜻한 법조인으로 공평무사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초등학교 때 어머니를 여의고 고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어 세 동생을 맡아 키웠다고 한다. 검찰에서는 주로 조직폭력과 마약 수사를 담당한 강력부 검사로서 이름을 떨쳤다. 훌륭한 청소년 가장이었고 역량 있는 강력부 검사였는지는 모르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은 아무 일이나 시켜도 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과거 검사 출신이 가본 적이 없는 자리에 검사 출신을 줄줄이 앉혀 검찰공화국을 만든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다시 검사 출신을 방통위원장에 지명했다. 김 후보자의 경우 국민권익위원장에 앉힌 지 반년도 안 됐다. 검사 출신의 중용마저도 폭이 넓지 못하고 측근들만 돌려쓰고 있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