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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성적표 받아든 고3들…“최저등급 맞춰” “재수” 희비 교차

입력 | 2023-12-08 11:17:00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정광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수능 성적표를 받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예상대로 최저등급 못 맞췄어요. 오늘부터 정시지원에 올인하려고 합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8일 오전 9시.

왁자지껄했던 광주 광산구 정광고등학교 3학년6반 교실이 수업 종 소리와 함께 갑자기 조용해졌다.

교사가 가지고 온 하얀 성적표 뭉텅이를 보며 한 학생이 침을 꿀꺽 삼킨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학생, 휴대폰을 힘 주어 꽉 잡은 학생 등 교실 곳곳에서 긴장감이 나돌았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정광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은 고3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성적표를 받기 직전 학생들의 표정은 크게 엇갈렸다.

수시모집에 합격해 여유있는 학생과 달리 상당수는 가채점 결과보다 낮은 점수가 나올까봐 불안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교사가 부르는 순서에 따라 성적표가 한장씩 학생들 손으로 전해졌다.

한명씩 이름이 불릴 때마다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경찰, 고려대, 성균관대”를 크게 외치며 친구의 꿈을 응원했다.

성적을 확인한 학생들은 한동안 성적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짧은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성적표를 확인하자마자 책상 서랍에 구겨넣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기뻐하며 입을 틀어막고 자리로 달려가기도 했다.

불수능에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한 학생은 절망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곤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수시모집에 지원한 대학 모두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정시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래도 안되면 재수학원에 등록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좋은 결과를 받아든 학생들은 부모에게 전화를 걸거나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려대 통계학과에 지원한 신민준군(18)은 “가채점한 점수대로 나와 최저등급을 맞추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동국대 등 6개 대학에 수시 지원한 서찬서군(18)은 “수능 성적을 안 보는 종합전형으로 지원해서 면접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정광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은 고3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수능 결과가 나오자 진학지도에 나선 교사들도 바빠졌다.

정병수 정광고 교감은 “이제부터는 담임들이 학생 개인별로 유리한 전형을 살펴줘야 한다. 점수와 배치표를 분석해 어떤 대학에 지원할지 지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6일 치러진 올해 수능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배제되면서 불수능 경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평이한 문제로 구성하되 킬러문항으로 난이도를 조절했으나 올해는 중고난도 문항이 다수 출제되면서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