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비공개 자리서 美대사에 인도 계획 전달" 법원 "한국이 먼저 청구…최종 결정은 장관이"
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러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인도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비공개 논의 자리에서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에게 권 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 검찰은 지난해 5월 발생한 400억달러 규모 테라·루나 암호화폐 폭락 사건 관련 권 씨를 사기 및 증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각각 자국 법정에 세우려고 하고 있다.
다만 어느 국가가 범죄인 인도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지는 권 대표가 징역 4개월 형을 복역한 뒤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밀로비치 장관은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범죄의 중한 정도, 벌어진 장소, 인도 요청 순서, 국적, 또 다른 외적 요인을 고려해 걸정하겠다”고 언급했었다.
밀로비치 장관은 미 대사에게 이와 같은 계획을 전했는지 관련 논평을 거부했되, 성명을 통해 “대중에게 적시에 결정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 씨의 몬테네그로 변호사는 밀로비치 장관이 인도 대상국 결정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권 씨는 한국 검찰이 체포 영장을 발부받기 직전인 2022년 9월 측근 한창준 이사와 함께 잠적했다.
검찰은 권 씨가 세르비아로 도주했다고 밝혔으며, 이들은 지난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를 타려다 현지 당국에 체포, 구금됐다.
체포 몇 시간 뒤 뉴욕연방검찰은 권 씨를 8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지난 6월 이들에 대해 각각 징역 4개월을 선고했고, 권 대표 등이 항소했지만 2심도 지난달 근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