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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제조기업에게 디자인을 알리고 있습니다”

입력 | 2023-12-08 13:23:00


2021년말 기준,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63%, 수출의 66%, 고용의 47%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경제 발전의 중추로서 주력 산업과 일자리 거점의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산업단지 가동률과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제조업 경기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대기업 납품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던 지역의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이 자체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해 고용 창출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다. 제조와 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자 한다.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이러한 지원사업을 주관하고 운영하는 지역 거점이다.

혹자는 디자인 경쟁 시대라고 말한다. 고객 시선을 사로잡을 심미적 요소를 포함해 사용자경험을 혁신하는 기능까지 상당 부분 디자인에서 결정된다. 디자인이 기업의 목적 실현을 위한 핵심 도구로 주목받으면서, 전 산업계가 디자인 역량 확보에 집중한다. 이에 IT동아가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눴다.

울산 디자인주조 제조혁신 지원사업 성과 전시회에서 만난 강연숙 책임연구원 / 출처=IT동아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성장을 위해 디자인 역량을 강화합니다

IT동아: 지난 2023년 1월, 울산에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Design-driven Manufacturing Innovation Center)’를 개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어떤 기관인지 소개를 듣고 싶은데.

강연숙 책임(이하 강 책임):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 역량이 취약한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이 디자인을 통해 신상품 기획력과 개발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지원 기관이다. 스마트그린산단 등에 거점센터를 구축, 제조와 디자인을 융합한 제품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서울 가산디지털산업단지에 1호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개소한 이후 2021년 3월 경기(반월시화)·경남센터(창원), 2021년 11월 경북센터(구미), 2021년 12월 광주센터, 2022년 12월 대구센터, 그리고 올해 1월 울산에 7번째로 센터를 개소했다. 서울센터는 서울과 인천, 강원 지역을, 경기센터는 경기와 대전, 충남 지역을, 경남센터는 경남 지역을, 경북센터는 경북 지역을, 광주센터는 광주와 전북, 전남, 제주 지역을, 대구센터는 대구와 충북 지역을, 울산센터는 울산과 부산 지역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개소 현황과 스마트그린산단 위치 / 출처=한국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


2021년말 기준,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63%, 수출의 66%, 고용의 47%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경제 발전의 중추로서 주력 산업과 일자리 거점의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산업단지 가동률과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제조업 경기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대기업 납품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던 지역의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이 자체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해 고용 창출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이를 지원하는 지역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개소식 사진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IT동아: 정리하자면, 제조기업이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인가.

강 책임: 맞다. 디자인 기획 및 상품 개발을 돕기 위해 역량진단 컨설팅, 디자인 기획 및 맞춤형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고, 유통 및 양산을 돕기 위해 홍보 콘텐츠 제작, 제품 양산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또한, 제품 영상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 세미나실 등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디자인 기획 및 상품개발부터 사업화, 판로 지원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제품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7업(UP)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7업 프로그램은 ‘제품·서비스 개선 컨설팅(터치업)’, ‘수요 맞춤 디자인 개발 지원(밸류업· 스케일업·빌드업·스마트업)’, ‘양산과 홍보 지원(메이크업·세일즈업)’으로 구성, 기업 상황에 맞춰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가 제공하는 ‘7업 프로그램’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역량진단을 통한 혁신 방향 설정을 위한 컨설팅 923건, 기업 유형별 신제품 디자인 개발을 위한 수요맞춤지원 274건, 개발상품 프로모션을 위한 촬영 및 영상 제작을 위한 시설지원 1375건, 디자인 인식 확산을 위한 세미나와 워크샵 80건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IT동아: 울산센터를 개소한지 이제 1년 정도를 보냈다. 설립 첫해 준비할 것이 많았을 듯한데.

강 책임: 음… 정말 열심히 뛰었다(웃음). 울산 지역의 제조기업들과 첫 관계를 맺는 중요한 시기 아닌가. 제조기업에게 울산센터 개소를 알리고,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울산 내 중소·중견 제조의 상황은 어떤지,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등을 파악했다. 사실 울산은 국내 최초 산업기지인 울사공업단지(현 울산산업단지)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산업 수도 역할을 60년 이상 담당하고 있기에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울산도 제조업 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했다. 여전히 산업 수도로서 국내 제조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하기엔 다소 부족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형태에서 안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강연숙 책임이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IT동아: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강 책임: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울산은 분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수도다.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국내 최대 중화학공업단지를 보유하고 있고, 석유화학·자동차·조선을 고도화하는 한편 에너지와 모빌리티를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대규모 제조 시설도 울산에 있다.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기술력도 결코 낮지 않다. 대기업 기준에 만족하는 소재, 부품 등을 생산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스스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완성해 선보이려는 의지는 약했다. 예를 들어, 울산의 자동차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제조 중소기업은 부품 납품에만 집중한다. 물론, 부품을 생산하는 기술은 뛰어나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스스로 자립하고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은 낮았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자사 (완)제품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의 수요맞춤 디자인 개발 선정기업 간담회 사진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IT동아: 아…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다.

강 책임: 제조와 디자인을 융합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자사의 제품, 자사의 서비스, 자사의 솔루션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옷을 입어야 한다. 관심을 끌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서로의 첫 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디자인은 시장 경쟁의 최전선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필수요소다. 즉, 제조 중소기업이 자사의 제품을 선보이고,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기본 요소다.

지난 2023년 6월 진행한 디자인 세미나&네트워킹 1회차 사진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이에 울산센터 개소 이후 디자인의 중요성부터 알리는 데 집중했다.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했다. 일종의 교육이다. 트렌드, 브랜드, 패키지, CMF(Color+Material+Finishing) 디자인, 비즈니스모델 등 디자인 분야의 여러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어 디자인을 알렸다. 처음에는 참여도가 낮았지만,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관심은 많이 늘어났다. 디자인 컨설팅 40회, 역량 강화를 위한 디자인 세미나&네트워킹 5회, 기업 홍보를 위한 기획기사 15회, 제품 촬영 31건, 회의실 대여 109건 등의 지원 성과를 남겼다.

지난 2023년 11월 진행한 디자인 세미나&네트워킹 5회차 사진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울산시의 지원도 많았다. 울산시도 관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자생력 강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센터 개소 2년차인 2024년에 올해보다 시비 지원을 확대해 더 많은 제조기업에게 디자인을 지원(자문, 디자인개발, 홍보 등)하고,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가 제공하는 스마트 스튜디오 촬영 모습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제조기업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합니다

IT동아: 올해 주력한 지원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강 책임: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7업 프로그램)’이다. 역량진단 컨설팅, 수요맞춤 디자인 개발, 제조·양산 컨설팅, 홍보·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자사 제품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는 총 19개 기업(울산 지역 12개 제조기업, 부산 지역 7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했으며, 이 중 울산에서 참여한 12개 제조 중소기업 중 6개는 울산시의 도움으로 지원했다.

이번 지원사업에 참여한 제조기업 12개 기업(모토웨이, 볼로랜드, 비어포트브로이, 세영윈도우, 에이비에이치, 에이티엠, 옛간, 우시산, 코끼리공장, 콘타벨로, 한컴유비마이크로, 휘게캠프)의 성과물을 울산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또한,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에 대한 안내와 다양한 지원 사업 등도 전시해 알렸다.

울산시청 본관 1층에서 진행한 울산 디자인주조 제조혁신 지원사업 성과 전시회 모습 / 출처=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IT동아: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강 책임: 올해는 울산과 부산의 중소·중견 제조기업 파악에 주력했다. 리서치하는 과정이었다. 내년에는 올해 조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 맞춤형 지원과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히 세미나&네트워킹 횟수를 늘리고,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수를 늘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량적인 숫자에 집착하는 지원이 아닌, 디자인의 중요성을 담아내는 ‘인식의 변화’를 만들고 싶다. 사실 중소·중견 제조기업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다. 단지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몰랐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연구 개발을 요청하는 기업 문의, 올해 진행한 세미나&네트워킹 참여 문의 등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요구하는 바를 파악해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디자인 역량 강화를 통해 울산과 부산 지역의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 앞으로도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