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16도까지 오르며 포근한 날씨를 보인 8일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에서 반팔을 입은 한 시민이 산책하고 있다. 2023.12.8/뉴스1
금요일인 8일은 기온이 평년(최저기온 -7~3도, 최고기온 3~11도)보다 5~10도가량 높게 나타났다.
갑자기 포근해진 날씨에 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을 손에 들고 다니거나, 패딩 대신 얇은 겉옷을 걸친 모습을 보였다. 반팔 차림의 시민까지 보였다.
낮 최고기온 집계가 끝나면 일부 지역에선 12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낮최고 16도로 예보된 서울 기온은 오후 1시 30분 종로구 기준 16.3도를 기록중이다. 서울의 역대 12월 최고기온은 1968년 12월9일 17.7도이고, 2위는 같은 해 12월8일 16.6도다. 3위는 1949년 12월1일 16.4도다.
같은시각 기준 청주는 18.7도, 대전 18.9도, 대구 17.3도, 부산 17.7도, 전주 19.7도, 광주 19.5도, 목포 18.7도, 강릉 19.3도를 기록중이다.
내일(9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5~10도가량 높은 기온이 나타나 12월 역대급 기온을 기록하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차가운 성질의 대륙 고기압이 저위도로 내려오면서 따뜻한 성질의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했다”며 “이후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우리나라로 따뜻한 서풍이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5가역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 박모 씨(30대)은 “겨울이 맞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모 씨(28)도 “12월에 20도 가까운 기온을 보이는 게 신기하다”며 “점점 겨울이 겨울 같지 않고, 여름이 여름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겨울철 고온 현상은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는 전망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점점 지구가 가열되면서 겨울철 기온 상승은 더 빠르고,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고온 현상을 단순히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점점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