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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정부견제’ 51% vs ‘정부지원’ 35%…尹정부 들어 최대 격차

입력 | 2023-12-08 20:25:00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친윤(친윤석열) 핵심과 당 지도부를 향한 용퇴론 갈등으로 인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조기 해산 등으로 악재를 맞은 여권이 위기에 직면했다.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민심의 경고를 확인한 이후 서울 김포 편입 추진 등 메가시티, 공매도 금지 등 표심을 자극하는 정책 이슈를 띄웠음에도 뚜렷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민심 이반 움직임까지 감지되기 때문이다. 22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앞선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그동안 목소리를 자제하던 당내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사즉생(죽어야 산다)의 각오로 용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 위원장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비공개 오찬을 함께 했다. 국민의힘 혁신위 출범 이후 윤 대통령이 인 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 험지출마를 요구한 ‘희생’혁신안 등을 둘러싼 김 대표, 인 위원장 갈등에 윤 대통령이 나서 혁신안 방향과 수용 시기를 조율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 중도층 여야 격차 34%포인트
8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야당 승리)’는 응답은 51%로,

의견이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여당 승리)’ 응답 35%보다 16%포인트 높았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격차로 벌어진 것. 특히 내년 총선 승부의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에서 ‘정부 지원론’(26%)와 ‘정부 견제론’(60%)의 지지율 격차는 34%포인트에 달했다. 무당층에서도 ‘정부 견제론’이 47%로 ‘정부 지원론’(21%)보다 26%포인트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의 이같은 지지율 하락은 예견돼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후 여당은 혁신의 분수령에 서 있었지만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던 김 대표는 ‘희생’ 혁신안에 미온적 응답으로 일관했다”며 “혁신의지가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혁신이 좌초되는 사이 민생정책 역시 답보상태였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집권당으로 보여줘야 할 핵심 역량이 정책 역량인데, 국민이게 정책 효능감을 보여준 게 없다”면서 “이번 갤럽 여론조사도 부정평가 1등이 경제 민생 문제였다.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金-印 만난 윤 대통령, 당 변화 필요 의중”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혁신위의 조기 해산 선언 다음날인 8일 이뤄진 오찬에서 인 위원장에게 격려의 뜻을 전했다며 오찬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권은 이날 성사된 오찬 자체가 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메시지라고 보고 있다. 잇따른 악재로 여권 내 총선 위기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변화 없이는 총선을 맞이할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

이날 당내에선 내년 총선에 빨간불이 켜지자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인 의원을 중심으로 선수(選數)를 가리지 않고 본인의 이름을 밝히며 속속 위기감을 강하게 표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재선)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끌지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 국민은 지금의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근거없는 낙관론, 희망회로 이런 거 돌려서는 강서구청장 패배 시즌2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 종로 현역 의원인 최재형 의원(초선)도 “용산과 당 지도부 누구도 사즉생의 절박감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수도권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3선)은 “당 지도부에게 수도권은 버린 자식이냐.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계속 혁신을 외면한다면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