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성숙한 AI 기술 보유… MS, 애플 등 美 빅테크 7개 종목 이익 증가세 뚜렷
미국 증시가 10월 말 저점 이후 빠르게 회복되면서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은 미국 빅테크 종목이 고점일 수 있다는 우려에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술적 분석 전문가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는 “빅테크 주도주들의 이익 증가세가 뚜렷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 기술 주도주 ‘M7’(Magnificent 7: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가 상승이 기대돼 조정 시 매수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12월 4일 김정환 대표를 만나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테슬라 등 4개 빅테크 종목을 집중 분석했다.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 [지호영 기자]
M7, AI 시장을 이끌어
고공 행진 중인 미국 빅테크 종목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빅테크 중에서도 인공지능(AI) 시장을 이끄는 M7을 주목해야 한다. 올해 챗GPT가 촉발한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로 빅테크 종목이 크게 상승했는데, 이 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AI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M7이 AI 시장을 선점하면서 기업 마진과 주가수익률이 높은 상황이다. 반면 M7 밸류에이션은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이나 1972년 니프티 피프티(nifty-fifty: 우량 종목 50개만 지속적으로 오른 장세)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지난 몇 년간 투자자 사이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M7이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확고해졌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M7은 날개를 달고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이다.”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은 그야말로 막강해 보이는데.
“엔비디아 주가의 고평가 논란에도 투자자들이 엔비디아를 믿는 이유는 가장 성숙한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생태계인 쿠다(CUDA)를 통해 10년 넘게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버 문제들을 해결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또한 수십 년간 이어진 플랫폼의 안정성과 높은 시장점유율, 산업별 고유 툴에 대한 접근성, 호환성 평판 등으로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AI용 칩을 선호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네트워킹 하드웨어의 조합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는 올해 매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인데.
“엔비디아는 올해 초부터 줄곧 상승추세선을 중심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이다(그래프1 참조). 단, 6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중기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10월 말 박스권 하단까지 조정을 보인 후 11월 중순 박스권 상단까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현재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기간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주식을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박스권에서 1차 지지선은 60일선과 120일선이 지나는 450달러(약 59만 원) 내외다. 450달러 근처는 단기 상승폭의 2분의 1 지점이라 매력적인 매수 가격이다. 2차 지지선은 박스권 하단인 400달러 내외로 판단된다. 반등 시 주요 저항선은 전고점이자 심리적 저항선인 500~505달러(약 65만5850~66만2710원)다.”
대표적 AI 수혜주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 재평가가 이뤄졌는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AI 반도체를 공개하며 코파일럿(Copilot: MS의 생성형 AI)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AMD 의존도를 줄이고 더 최적화된 비용 구조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증명하듯 4분기 가이던스에 따르면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매출이 188억~191억 달러(약 24조6710억~25조6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생성형 AI 소프트웨어 서비스 매출도 점진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연초부터 우상향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초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오다가 9월 중순~10월에 일시적으로 상승추세대를 이탈했다(그래프2 참조). 하지만 11월 초 이후 다시 상승추세대로 복귀하면서 단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으나 상승추세대에서 상승 흐름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어느 선까지 상승할까.
“단기적으로 11월 한 달간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호흡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1차 지지선은 상승추세대 하단인 356달러(약 46만7250원) 내외로 판단된다. 단기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상승추세대 하단에 근접할 경우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반등 시 1차 저항선은 전고점인 384달러(약 50만4000원), 2차 저항선은 심리적 저항선인 400달러(약 52만5000원) 내외다.”
애플, AI 기업으로 변신 중
애플은 AI 시장에서 한발 늦은 것처럼 보이는데.
“AI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치고 나간 것은 확실하지만 애플도 AI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1월 3일 실적 발표회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를 개발 중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중국에서 부진해 주가가 주춤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 중이라 중국 매출 하락이 예상보다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마진이 70%로 디바이스 제품 마진 36%에 비해 큰 점도 긍정적이다. 애플 주가는 거의 매년 4분기에 주춤했는데, 올해 4분기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애플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개선된 1181억 달러(약 155조 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애플 주가는 여름부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애플 주가는 중기적으로 상승N자형을 형성해가고 있다(그래프3 참조). 올해 초부터 주가가 상승추세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다가 9월 중순 이후 상승추세선을 하회했고, 현재는 상승추세선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적을 바탕으로 연말에는 상승추세선을 상향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어느 정도 가격에서 매수를 시도하면 좋을까.
“애플의 징크스는 매해 12월 주가가 약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거래량이 증가해 이 징크스가 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월 중순 이후 주가가 횡보 중인데, 주요 저항선은 전고점이자 심리적 저항선인 198~200달러(약 26만~26만2500원)로 판단된다. 1차 지지선은 120일선인 182달러(약 23만8870원) 내외다. 이 가격에 근접할 때가 적절한 매수 시기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 등락 제한적
테슬라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성장률이 둔화되자 테슬라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경쟁 심화로 ASP(평균판매가격)가 하락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익률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에 주가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컨센서스는 내년 전기차 판매량이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사이버트럭 역시 연간 25만 대 생산을 예상했으나 수율 불안정으로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견조한 테슬라 판매량은 향후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되기도 한다. 사이버트럭은 대량생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캐시카우 모델이 될 수도 있다.”
테슬라 주가는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나.
“테슬라 주가는 올해 상반기 상승N자형 흐름을 보였다가 7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방향성 탐색국면이었다(그래프4 참조). 패턴으로는 대칭삼각형이 완성됐는데, 유감스럽게도 방향성이 하향으로 형성되면서 10월 19일 주가가 갭하락했다. 이후 200달러에서 단기 저점을 확인한 후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 주가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테슬라 주가는 7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하락 추세 아래에 놓여 있다. 단기적으로 추세선 돌파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저항선은 추세선이 위치한 250달러(약 32만8120원) 내외, 2차 저항선은 10월 중순 고점인 270달러(약 35만4370원) 내외이다. 반면 조정 시 1차 지지선은 224달러(약 29만4090원) 내외로 판단된다. 현재 매물대에 놓여 있어 제한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M7 종목 가운데 하나만 투자한다면.
“단연 엔비디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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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418호에 실렸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