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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인데 한강서 돗자리 펴고 낮잠…겨울 사라진 주말 ‘밖으로 밖으로’

입력 | 2023-12-09 15:54:00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나들이객이 돗자리를 펴고 모여있다.

“12월에 설마 돗자리 펴고 놀 수 있을까 싶었는데…되니까 당황스럽기까지 하네요”

9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만난 이모씨(23)는 친구들과 함께 인근 백화점에 왔다가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한강 나들이를 택했다. 때마침 돗자리를 파는 상인도 있어 인근 식당가에서 식사하는 대신 치킨을 시켜서 잔디밭에서 먹기로 했다.

겨울 들어 썰렁했던 한강공원에 나들이객 발길이 이어졌다. 봄 같은 포근한 날씨 덕분이다.

이날 한강공원엔 20여 무리가 돗자리를 펴고 주말을 즐겼다. 이들은 배달 음식 등으로 점심을 먹거나 아예 누워서 낮잠을 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따금 강쪽에서 불던 바람도 온화하게 느껴졌다.

예상보다 포근한 날씨에 두꺼운 패딩이나 코트는 벗어서 손에 쥐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맨투맨 티셔츠 등 가벼운 차림으로 한강을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연인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정모씨(35)는 “여의나루역을 빠져나오는데 이미 땀이 나기 시작했다”며 “밖에 나와도 전혀 춥지 않아 오래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식당가 벤치에서 나들이객이 식사를 하고 있다.

따뜻한 날씨에 올해 장사를 접었던 돗자리 대여점도 다시 문을 열었다. 한강공원 인근에서 돗자리 등을 판매하는 50대 여성 A씨는 “11월부터는 거의 장사하지 않았는데 오늘 날씨가 따뜻해서 다시 나왔다”고 웃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영등포구의 기온은 16.1도를 기록했다. 인근 마포구의 경우엔 비슷한 시각 16.7도까지 올랐다. 서울의 12월 일 최고기온으로는 역대 2위를 기록했던 전날(16.8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제주도와 부산은 각각 19.1도, 20.3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이날 서울은 대체로 흐리고 미세먼지 농도 역시 ‘나쁨’을 가리켰지만, 나들이 욕구에 제동을 걸진 못했다.

나들이객으로 늘면서 교통도 혼잡한 모습이었다.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7.8㎞, 서울시 전체 평균치는 시속 22.9㎞를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에서 자동차 509만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후 3시 기준 서울 출발 기준으로 강릉까지 2시간41분, 부산까지 4시간50분이 소요된다.

10일에도 최고기온이 19도까지 오르는 등 봄 같은 날씨가 이어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