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고금리 후유증]〈5·끝〉 고금리-저성장 시대 투자전략 투자 전문가 20명에 물었더니 “내년 한국 기준금리 2.5~3.75% 美 금리인하와 함께 성장 회복세… 국내 반도체株, 해외 AI株 유망”
‘더 높게 더 오랫동안(higher for longer).’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기조다. 동아일보가 설문조사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투자 전문가 20명은 고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맞는 재테크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이나 채권 등 유망한 안전자산에 투자하면서 고금리 상황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업종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가장 유망한 투자 상품은 ‘채권’
●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 투자 매력↑
내년 원-달러 환율은 1190∼1400원대를 오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인해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안전자산인 달러는 어느 정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할 경우 내년부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국내는 ‘반도체’, 해외는 ‘인공지능’
고금리·저성장 흐름 속 내년 코스피는 2,000∼2,900 수준으로 전망치 간격이 컸다. 코스피는 내년 상반기(1∼6월)보다 하반기에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로 우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국내 수출주 실적 호전으로 한국 증시는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대선 이후 정치 지형 변화가 국내 증시에 변동성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 중에선 반도체 업종, 해외 주식 중에선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이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됐다. 국내 반도체 수출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2.9% 늘며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고금리·저성장 국면에선 성장하는 기업이 드물어 성장 가능성이 크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업종에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