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고 코치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왕년의 프로야구 롯데 에이스 손민한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부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한국프로야구에서 123승을 거두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손민한은 NC 코치를 거쳐 올해 부경고 투수코치로 부임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하는 건 그에겐 즐거움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손민한은 “어떤 일이든 즐거워야 한다. 학생 야구는 더더욱 즐거워야 한다.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을 잘 키워 ‘언더도그의 반란’을 일으키는 게 그의 목표다.
고교 지도자가 되면서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프로 선수와 코치 때는 식사와 수면이 불규칙했지만 지금은 삼시 세끼를 착실히 챙겨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선수 시절 그는 먹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아마추어 때는 조금이라도 더 몸을 키우기 위해, 프로 선수 때는 더 힘을 쓰기 위해 먹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먹어야 했다.
그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학교 급식이다. 그는 “영양분이 충분하고 신선한 채소도 많이 나온다. 학생들은 크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내겐 급식이 최고의 식사”라며 웃었다. 그는 급식을 먹고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고, 공을 던진다. 소식과 꾸준한 운동으로 그는 여전히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취미로는 당구를 즐긴다. 지인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두 차례 당구장에 간다. 그는 “사각 당구대 안에 무궁무진한 수가 있다. 칠 때마다 즐겁고 새롭다”며 “함께 하는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나눈다. 인생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고 말했다.
롯데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 그는 “암흑기 시절에도 힘들다기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훨씬 컸다”며 “‘명장’ 김태형 감독님이 오셨으니 롯데는 훨씬 좋은 팀이 돼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