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네덜란드 가는 尹 “ASML 방문 양국 반도체 동맹의 전환점 될 것” 한미일 안보실장 “AI-첨단기술 협력 북핵 차단 새 대북 이니셔티브 추진”
손 맞잡은 한미일 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가운데)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3국 안보실장 회의’ 3국 공동 브리핑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 실장은 이날 3국 공동 브리핑에서 “사이버, 경제, 첨단기술, 개발협력 분야에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출국을 앞두고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ASML은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공급망 강화를 위한 한국의 핵심 협력 대상이다. 윤 대통령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12일(현지 시간) 외국 정상 최초로 펠트호번에 있는 ASML ‘클린룸’과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한다.
● 尹 “반도체 공급망 다룰 체계적 틀 마련”
● 한미일 안보실장 “새 대북 이니셔티브”
9일 한국, 미국, 일본 3국 안보실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개최한 ‘3국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핵심 광물 공동 개발과 첨단기술 협력 등 공급망 강화가 핵심 의제로 올랐다. 3국은 경제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 시범사업, 핵심 광물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의 산업용 요소와 인산암모늄 수출 통제 조치 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한미는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까지 열어 ‘반도체기술센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미국-인도 간 ‘3국 비공식 대화’도 내년 개최된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9일 3국 공동 브리핑에서 “사이버, 경제, 첨단기술, 개발협력 분야에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며 “공급망, 기술보호, 공동연구, 인공지능(AI) 거버넌스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포괄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함께 경제적 강압에 맞설 것”이라며 “계속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것이며 항행의 자유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국이 해양경비대 협력을 심화함에 따라 인태지역의 더 많은 파트너국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혀 대중국 견제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3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이니셔티브’ 추진도 천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 사이버 범죄, 암호화폐 세탁에 따른 위협과 경솔한 우주 및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응하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북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원이 되는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3국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공급망, 외국으로부터의 정보 조작, 가짜뉴스 등을 활용한 정보 조작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중-러의 선거 개입설을 의식한 듯 ‘허위 정보’ 공작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8일 한남동 관저에 3국 안보실장을 초대해 불고기, 굴국 등을 메뉴로 2시간 반가량의 만찬 회동을 하며 3국 협력을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